케이에코 이슈 1
만추의 계절,
따뜻한 마음을 주고받는
공감·소통·나눔 축제
푸른 잔디 위로 노랗게 물든 단풍잎이 하나둘 떨어지는 만추의 계절. 한국환경공단의 열기는 마치 뜨거운 여름을 연상케 한다. 필요하거나 안 쓰는 물건을 나누고 바꾸며 서로의 마음을 주고받는 ‘환경사랑 나눔장터’가 열려 더 풍성한 하루였다.
writer. 김가현 photo. 한국환경공단, 황지현

특별한 하루의 시작
식사 후 나른해지는 가을의 점심시간, 공단의 물환경관 뒤편 원형광장에서 연주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점심밥을 먹고 돌아가던 사람들의 발목을 붙잡은 소리의 정체는 ‘공감·소통·나눔 축제’에서 공연할 밴드의 리허설이었다. 가볍게 친 드럼 소리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원래부터 행사에 참여하려던 사람들까지 더해, 단시간 만에 꽤 많이 모였다. 원형광장의 다른 한쪽에선 따뜻한 커피, 석류 주스, 탄산음료 중 원하는 음료를 텀블러에 따라준다. 물론 텀블러가 없어도 다회용컵으로 따라 마실 수 있다.
시간이 좀 흐르자, 사람들이 노란색 컨테이너 상자에 물건을 가득 실은 채 분주히 나른다. 무대 맞은편에 ‘환경사랑 나눔장터’를 하기 위해서다. 경영기획, 기후대기, 자원순환, 물환경, 환경시설, 환경안전으로 나뉘어 천막이 설치되어 있다. 그곳에서 본부별 장터를 열기 위해 숨 가쁘게 짐을 나르고, 보기 좋게 물건을 배치한다. 이번 장터에서 벌어들인 수익과 미판매 잔여 물품은 사회복지단체에 기부되기 때문에 모두 좋은 마음가짐으로 임하는 모습이다.
그 사이 기타 음이 광장에 울려 퍼진다. 공단 동호회 밴드 ‘에코뮤직스’의 오프닝 공연이 시작된 것이다. “여러분들이 없다면 한국환경공단도 없다는 의미를 담아 이 노래를 선정했습니다. 너드커넥션의 ‘그대만 있다면’ 불러드리겠습니다.” 가을 단풍과 어울리는 잔잔한 발라드가 공단 사람들을 감싼다. 기분 좋은 선선한 바람이 볼을 스치고, 샛노란 풍경이 눈을 덮고, 밴드 사운드가 귀를 간지럽히고, 따뜻한 커피가 담긴 텀블러는 손을 데운다.

착한 마음을 기부하는 장터
에코뮤직스의 감미로운 노래 덕분일까. 눈 깜짝할 새에 사람들이 잔뜩 모였다. 이번 행사는 경영기획본부, 기후대기본부, 물환경본부, 자원순환본부, 환경시설본부, 환경안전지원단이 총출동하여 참여한 대행사다. 늘 같은 곳에서 일하지만 얼굴 한번 본 적도, 말 한마디 나눈 적도 없는 사람들과 얘기할 장이 마련된 것이다. 그렇게 모두 정답게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보냈다.
그동안 못다 한 대화와 함께 물건을 추천받고, 가격을 묻고 답하는 목소리들에 광장시장이라도 온 듯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자랑했다. 본부별로 내놓은 상품이 다양했고, 장터를 구경하다 보면 자연스레 판매자의 독서와 패션 취향 등을 알 수 있었다. 동화책, 아이 신발, 아기 머리 쿠션 등의 물품을 보면 판매자의 삶이 그려졌다. 또한, 본사 DIY 동호회에서는 쿠키와 요즘 인기 많은 두바이 초콜릿을 직접 만들어 판매하고 있었다. 수제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좋은 재료를 사용해 맛있고, 저렴한 가격으로 불티나게 팔렸다.
이 가운데 장바구니나 에코백을 갖고 와, 낮은 가격과 질좋은 상품을 쓸어 담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자원순환처 자원순환성과부 양민주 주임은 미리 준비한 친환경 타폴린 가방에 헤어 에센스, 선크림, 핸드크림 등 각종 화장품을 담고 있었다. “주변 사람들에게 부탁받은 제품들을 구입하고 있어요. 이참에 필요했던 물건들을 싼 가격에 살 수 있어서 좋고, 무엇보다도 여태 한 공간에 있었으면서 몰랐던 분들하고 얘기 나눌 수 있어서 기뻐요.” 물건을 사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만족의 미소가 띄워져 있었다. 판매자들도 마찬가지다. 특히 옷을 위주로 판매하던 화학물질시험처 흡입안전성시험부 최예원 대리는 “주로 집에서 안 입고 남는 옷가지들을 갖고 왔어요. 저에겐 필요 없는 옷이어도 다른 사람들에겐 필요한 물건이 될 수 있다는 게 인상 깊어요. 좋은 날씨에 사용 안 하던 물건을 사람들과 나눌 수 있어 뜻깊은 시간입니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열띤 장기자랑 릴레이
음악공연 이후 시작된 장기자랑은 모두의 흥을 돋웠다. 사람들은 장터에서 물건을 고르다가도 어깨로 리듬을 타며 덩실덩실 움직였고, 중간중간 멈춰 무대로 시선을 보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장기자랑에서는 공단의 새싹들이 가장 빛났다. 특히 샘 스미스의 ‘Unholy’를 시작으로 멋진 춤을 춘 사업장대기처 사업장대기통계부 하성빈 사원은 젊은 패기로 정국의 ‘Seven’, 뉴진스의 ‘Hype Boy’ 등 여러 곡을 소화했다. 객석은 이미 하성빈 사원을 응원하는 플랜카드로 가득했다.
평상시와 무대에서의 모습이 사뭇 달라 사람들의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든 참가자도 있었다. 윤리경영실 홍윤기 대리는 평소에는 조용한 성격인데, 아내의 제안으로 용기를 내 무대에 올랐다. 김종서의 ‘아름다운 구속’을 완창하는 반전 있는 모습에 최우수상을 거머쥐었다. 장기자랑은 인턴부터 과장까지, 나이와 직급을 넘나들며 많은 이들이 참가했다. 또한 현장에서 추가접수가 가능했는데 참여율이 미비할 거란 예상을 깨고 기세를 타 추가접수 행진을이뤘다. 한 인턴도 현장에서 즉석으로 손을 들고나와 데이식스의 ‘예뻤어’를 열창했다. 이후 너도나도 나와서 마치 노래방에서 가볍게 부르는 마음가짐으로 즐겼다.
안병옥 이사장은 “‘올가을 단풍은 예년만 못하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실제로 9~10월까지 더운 날씨가 이어져 단풍이 예쁘게 필 시간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마음속 단풍까지 퇴색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는 환경을 지키는 사람일수록 환경과 계절을 만끽하고 그 중요성을 향유해야 합니다”라며 인사말을 전했다. 이번 행사는 평소 공단 직원들을 포함해 환경연구단지의 모든 사람이 힘을 모아 지키는 지구의 환경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계절이 붉은색, 푸른색, 노란색, 하얀색 등 풍부하고 뚜렷한 양상을 가지게 된 것은 모두 깨끗한 환경이 뒷받침해주기 때문이다. 아무리 예쁜 꽃이 피어도 공기가 탁하면 그 꽃은 금방 시들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지금 이 계절을 충분히 즐길 줄 아는 것이 환경을 지키는 이들의 덕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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