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촉하게 여름비가 내리던 오후, 라탄 공방에 한국환경공단 강주희 과장, 백다혜 주임, 박성은 대리, 신흙 주임이 모였다. 자연이 선사하는 편안함을 닮은 공방에는 다양한 라탄 소품이 한가득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강주희 과장은 어린 시절부터 자주 접했던 바구니, 채반, 휴지 케이스 등 익숙한 라탄 소품에 반가워했다. 평소 좋아했던 라탄 가방을 발견하자 한참을 살펴보며 오늘 체험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평소에 라탄으로 만든 가방을 좋아했는데, 여기서 보게 되어 더욱 반갑네요. 그리고 라탄으로 이렇게 다양한 소품을 만들 수 있다니, 라탄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백다혜 주임의 원픽은 정교하게 엮어서 만든 텀블러 케이스. 그녀는 “장인의 숨결이 느껴질 만큼 섬세하게 엮여있는 모습에 반해버렸어요. 제가 실력이 된다면 꼭 한번 만들어보고 싶은 품목이에요”라며 라탄 클래스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어머니가 토털공예 강사로 활동하고 계셔서 만들기에 익숙하다는 신흙 주임은 “어려서부터 어머니가 다양한 만들기를 하시는 걸 봐서, 저도 잘할 수 있을 것만 같아서 신청했습니다. 잘 만들어서 어머니께 자랑하고
싶어요”라고 도전 이유를 전했다.
오늘 만들어 볼 소품은 라탄 스탠드이다. 라탄은 동남아 지역에서 재배되는 나무줄기로, 부드럽고 견고해 다양한 소품으로 만들어 활용 가능하다. 라탄의 매력은 대나무나 다른 전통 공예의 경우 재료를 엮기까지 준비 시간이
오래 걸리는 반면, 라탄은 재료 구입이 쉬워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본드나 접착제 등의 화학재료를 쓰지 않고 오직 물을 이용해 엮어가는 과정을 통해 형태를 만들 수 있어 친환경적이다.
테이블 위에는 강사가 미리 틀을 잡아 놓은 라탄이 준비돼 있었다. 생소함에 직원들의 얼굴에 ‘과연 잘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과 설렘이 묻어난다.
강사가 먼저 시범을 보였다. “라탄은 소박한 소재이지만, 집안에 온기를 주는 존재입니다. 설명을 듣고 따라하면 어렵지 않아요. 날대와 사릿대를 서로 엮어가며 모양을 만들면 됩니다. 라탄이 딱딱해지면 작업하기
어려우니, 중간중간 테이블에 있는 분무기를 뿌려가면서 작업하면 됩니다. 모르면 언제든지 제가 해결해 드리지요.”(웃음)
강사의 말에 웃음을 터트리며 모두의 얼굴이 환해졌다.
라탄 공예에서 가장 기억해야 할 것이 바로 날대와 사릿대를 잘 구분하는 것이다. 내 몸에 붙여 한 방향으로 날대를 중심으로 사릿대로 옆면을 채워가면 형태를 잡아갈 수 있다.
작업을 한지 20여 분이 지나자, 모두 스탠드와 하나가 되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손끝에만 오롯이 집중해 말수도 서서히 줄어들었다.
박성은 대리는 “게시판에 올라온 스탠드가 너무 예뻐서 신청했습니다. 클래스를 통해 힐링하고 싶기도 했고요. 처음에 순서를 기억하느라, 힐링이 아니라 잠시 노동이 되긴 했지만 익숙해지니 마음도 평온해지고 제대로 힐링하는 기분입니다”라며 미소 지었다.
강사는 더 멋진 완성품을 위해 직원들의 작품을 꼼꼼히 살펴주었다. 백다혜 주임의 스탠드를 보고 “라탄은 틈 없이 촘촘하게 엮어가는 게 중요한데, 너무 예쁘게 잘하시네요. 순서도 제대로이고요”라며 칭찬했다. 동료의 칭찬에, 다른 직원들은 ‘오~’라며 응원을 전했고 공방의 공기가 순간 유쾌해졌다.
강주희 과장은 “아이가 밤에 자다 깨면 무서워해서 수면등으로 사용하려고 해요. 마음처럼 잘 만들어지지 않아, 아이가 좋아할지 모르겠네요. 하지만 지금 집중하는 이 시간이 너무 좋은걸요”라고 수업에 대해 만족감을
전했다.
작업을 한지 어느덧 두 시간이 가까워지자, 스탠드 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차분하게 엮어가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근사한 라탄 스탠드가 완성됐다. 네 사람 모두 “잘 만들었다”라며 서로의 수고를 칭찬했다.
단단한 라탄 줄기로 작업해서인지 네 사람의 엄지와 검지손가락이 붉게 부어있었다. 박성은 대리는 “집중하느라 손가락이 아픈지도 몰랐어요. 다 만들고 나니 새로운 작품에 도전해 보고 싶네요. 무엇보다 직접 만들어서인지
소중하고 애정이 가요”라며 친한 친구에게 선물하고 싶다고 말했다.
백다혜 주임은 자신이 손수 만든 스탠드가 꽤나 맘에 들었는지, 핸드폰 카메라에 담기 바빴다. “정성과 노력이 가득 담겨서인지 더 기뻐요. 칭찬을 많이 들었으니, 어려워도 텀블러 케이스를 꼭 만들어보고 싶어요”라고
소감을 전했다.
신흙 주임은 가느다란 라탄 줄기가 자신의 수고로움을 통해 멋진 스탠드로 완성되자, 어머니에게 사진을 찍어서 전했다.
“처음에는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막막했는데, 강사님 덕분에 멋지게 완성한 것 같아요. 어머님도 ‘잘 만들었다며, 자신도 해보고 싶다’라고 바로 답장을 해주셨어요.”
온전히 자신만의 시간과 노력으로 엮어 만들어 낸 작은 스탠드는 그들에게 더 큰 의미로 다가왔다. 처음에는 자신을 위해 사용하겠다는 마음이 소중한 누군가에게 선물해주고 싶다고 마음이 바뀔 정도로.
라탄의 자연스러운 매력에 흠뻑 빠져 오롯이 하나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경험을 선물해 준 시간, 이들이 만들어 낸 작품은 단순한 물건이 아닌 저마다의 특별한 추억이 되었다. 집에서 스탠드를 볼 때마다 오늘이 즐거운
순간으로 떠오르길 바란다.
시작하면서 생각보다 쉽지 않아 걱정했는데, 잘 마무리해서 너무 좋습니다. 그리고 바쁜 부서인데, 참여해 보라고 응원해주신 김상석 부장님! 감사합니다.
칭찬을 많이 받아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온전히 집중할 수 있어서 의미 있는 시간이었어요. 침대 옆에 놓고 잘 쓰겠습니다.
중간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힘들었던 만큼 더 애정이 생기는 것 같아요. 출산을 앞둔 친구가 있어서 수유등으로 선물해주고 싶어요.
만드는 동안 정말 힐링이 됐습니다. 스탠드를 찍어서 어머니께 보내드렸는데, 정성이 많이 들어간 것 같다고 해주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