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실천,
주도적인 관심
'자주적관람'

소통 가까이 에코 스페이스
글. 함유진
업사이클링, 자원순환, 가치소비···. 환경에 대한 관심은 날로 깊어지는데 실천은 쉽지 않다. 버려진 물건에 어떤 손길을 더하면 새롭게 태어날 수 있을까. 전라북도 군산에는 가치 있는 소비를 향한 고민을 멈추지 않는 공간이 있다. 환경과 예술이 만나 탄생한 복합문화공간, ‘자주적관람’의 환경철학을 들어보자.

자주적관람 매장

자원순환의 실천 플랫폼

전라북도 군산시 월명동의 조용한 골목, 입구에 놓인 입간판이 이곳이 제로웨이스트샵이자 전시관인 ‘자주적관람’임을 알린다. ‘자유롭고 주도적인 문화생활’을 뜻하는 상호에는 복합문화공간으로서 이곳이 지향하는 성격이 오롯이 담겨 있다.
내부로 들어서면 구획마다 다양한 이색 소품들이 정갈하게 놓여 있다. 천연 수세미부터 대나무 휴지, 코끼리 똥 메모지까지. 정성스레 고른 듯한 친환경 물품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
카운터 근처에는 자원순환 물품을 수거하는 박스가 놓여 있다. 플라스틱 병뚜껑, 살균팩·멸균팩, 폐전선, 크레파스 등 다양한 품목을 분리해 담을 수 있도록 색색의 상자가 마련돼 있어, 마치 작은 분리수거장을 떠올리게 한다. 이렇게 모인 물품들은 다시 쓰임의 가치를 찾아 재활용되거나 업사이클링 제품으로 재탄생한다. ‘자주적관람’은 덜 소비하고 잘 사용하는 삶을 제안하는 환경 스피커이기도 하다. 이곳에서는 물건이 매개가 되어, 자주적인 환경보호 실천이 자연스럽게 시작된다.

자주적관람 매장에서 판매하는 물품

문화와 공감을 나누는 열린 공간

문과 문 사이, 또 다른 입구를 지나면 전시관이 나타난다. 한 칸짜리 방의 벽면에는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고, 한쪽에는 관람객들이 남길 수 있도록 방명록이 준비되어 있어, 앞선 흔적들과 감상을 공유해볼 수 있다.
이 공간은 한 달 주기로 전시가 바뀐다. 지역 작가들의 개인전은 물론 경력 단절 여성, 청소년 등 다양한 주체에게 열려 있다. 전문가와 비전문가를 구분하지 않고, 누구나 예술을 표현할 수 있도록 대관 방식으로 운영된다.
‘자주적관람’은 이처럼 다양한 지역 예술 활동을 응원하는 문화 플랫폼 역할도 함께하고 있다. ‘자주적관람’의 열린 운영 방침은 다양한 예술가들에게 기회의 문을 열어주고 있다. 그 덕분에 매달 새로운 시선과 감성이 공간을 채우며, 올해의 전시 일정이 연초부터 빽빽하게 채워질 만큼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업사이클링 교육 결과물_병뚜껑업사이클 튜브짜개 자주적관심 교육장

실천으로 이어지는 ‘자주적관심’

‘자주적관람’의 최정은 대표는 환경교육사 강사로도 활동하며, 시민들에게 자원순환의 과정을 쉽게 풀어 전달하고 있다. 그의 활동은 환경교육과 업사이클링 체험 공간 ‘자주적관심’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일반인에게 재활용을 넘어 ‘새활용(업사이클링)’이라는 실천은 낯설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병뚜껑을 가공해 키링을 만들거나, 에어캡, 폐비닐 지갑 만들기 등의 체험을 통해 그 첫걸음을 편하게 내디딜 수 있다.
과거 향초 공예 사업을 하며 공예와 친환경이 만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했다는 최정은 대표. 군산에 없던 ‘작은 미술관’을 구상하게 된 것도 같은 맥락에서였다. 그렇게 시작된 생각들이 차곡차곡 쌓여,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제로웨이스트샵과 전시관, 체험관이 문을 열게 되었다. ‘자주적관람’이 군산의 관광명소로 자리 잡은 지금도 그는 잠시 들른 손님들에게도 지속적인 관심을 전하고자, 환경문제를 화제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건넨다. 제로웨이스트가 트렌드를 넘어, 삶에 스며드는 습관으로 지속되기를 바란다는 그의 바람처럼,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이 더 많은 참여로 확산되어, 개인의 실천이 사회의 문화로 자리 잡는 날이 오기를 소망한다.

  • 자주적관람
    주소 :
    전북 군산시 구영5길 21-4
    영업 시간 :
    11:00~19:00 (월,화 휴무)
    전화 :
    010-4240-8508
    인스타그램 :
  • 자주적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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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 군산시 중정길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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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503-4240-8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