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산자연휴양림에서 출발해 진산 성지성당까지 이어지는 약 6.3km의 길에는 순교자들의 시간과 그 시대의 이야기가 고요히 흐른다. 여름의 장태산은 입구부터 메타세쿼이아 나무들이 하늘을 메우며 선명한 초록빛 숲길이
펼쳐진다. 순례길은 인위적 구조물 대신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존중하며 조성되었고, 자작나무, 돌계단, 징검다리 등 자연의 숨결을 그대로 누릴 수 있다. 무더위 속 산행을 상상했지만, 울창한 나무숲이 만든 그늘 아래로
시원한 바람이 자주 스쳐 간다.
이정표를 따라 걸으면 자작나무 숲 사이로 성지순례길 유래비가 보인다. 신해박해의 원인이 된 진산사건에 대한 기록이 글로 남겨져 전해진다. 진산사건은 1791년 조선 최초의 천주교 박해로, 유교식 제사를 거부한 천주교
신자들이 처형된 사건이다. 이곳에서 순교자들은 마지막까지 굳은 신념을 지키며 형벌을 견뎠다. 보존된 자연물에는 신자들의 결연한 의지와 함께 조선 시대 천주교인들의 왕래 흔적이 겹겹이 쌓여 있다.
마을 방향으로 숲길은 계속 이어진다. 가파른 구간에는 로프가 설치되어 있어 안전하게 오를 수 있고, 곳곳에 놓인 벤치와 평상에 앉아 자연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를 수도 있다.
대전과 금산의 경계를 따라 이어지는 시계능선에 닿으면, 끝없이 펼쳐지던 숲길의 끝자락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능선을 따라 10분 정도 산길을 내려가고 평지를 지나면, 대전을 벗어나 금산의 막현리 삼거리에 이르게
된다. 길의 초입에 세워진 안내판을 통해 행정구역이 바뀌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대로 포장된 도로를 따라 걸으면 저 멀리 순례길의 종착점인 진산 성지성당이 한눈에 들어온다.
진산 천주교 역사의 서막을 연 진산 성지성당에서 걸음을 멈춘다. 외관은 소박한 규모지만, 깊은 역사적 의미를 지닌 이곳은 2017년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되었다. 계단을 올라 정면의 돌담 위에 손을 맞잡은 순교자상이
눈에 들어온다. 세 복자와 그들의 어머니가 정답게 있는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성당 마당에는 순교자를 기리는 두 개의 비석이 나란히 세워져 있고, 그 곁에는 평온한 얼굴의 성모상이 마치 이 모든 시간을 지켜보듯 고요히 서 있다. 자연과 신앙, 그리고 사람의 발걸음이 함께한 이 길의 여정 위에
깊은 회복의 시간이 깃들어 있다.
진산 성지순례길의 배경이 되는 진산사건의 역사를 보존한 장소다. 과거 순교자들의 발자취와 함께 진산의 문화 변천사를 알 수 있다.
주소 :
충청남도 금산군 진산면 실학로 197
한국 최초의 그림책 마을에서 머물며 힐링할 수 있다. 다양한 체험 공간이 마련되어 있으며, 폭넓은 주제의 그림책이 구비되어 있다.
주소 :
충청남도 금산군 진산면 장대울길 52
사시사철 피고 지는 수목과 야생화 사이에 자리한 복합문화공간이다. 글램핑장도 함께 운영되어 추억을 만들기에도 좋다.
주소 :
충청남도 금산군 추부면 검한1길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