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평론

지구를 위한
친환경 캠핑

캠핑의 계절이 돌아왔다. 최근 캠핑 인구의 증가와 함께 자연을 지키기 위한 책임도 커졌다. 이에 국내외를 막론하고 자연을 보호하는 친환경 캠핑의 가치가 점점 주목받고 있다.

writer. 중앙일보 천권필 기자

자연과 함께하는 친환경 캠핑 문화 확산

캠핑은 이제 나이와 관계없이 많은 사람이 즐기는 대중적인 여가 활동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시간을 보내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캠핑 인구가 최근 급증하고 있는 이유다. 2022년에는 584만 명이 캠핑을 즐긴 것으로 조사됐다.
캠핑 인구의 증가와 함께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커졌다. 캠핑 과정에서 많은 쓰레기가 발생하고, 자연이 훼손되는 등 다양한 환경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자연 속에서 휴식을 즐기면서도 흔적을 최소화하는 친환경 캠핑이 필요한 시점이다.
친환경 캠핑은 자연을 최대한 보호하는 캠핑 방식을 말한다. 쓰레기를 줄이는 것뿐만 아니라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하는 등 환경에 부담을 주지 않는 다양한 방식으로 캠핑을 즐기는 것이다.
최근 전국의 국립공원 캠핑장을 중심으로 이런 친환경 캠핑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 문을 연 북한산국립공원 사기막 야영장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곳은 다른 야영장과 달리 불편한 점도, 안 되는 것도 많다. 국내 최초의 탄소중립형 야영장을 표방했기 때문이다.
우선 친환경 차량만 출입이 가능하다. 내연기관 차량은 야영장 밖에 주차한 뒤에 전기버스를 타고 들어와야 한다. 또, 일회용품 사용을 줄일 수 있도록 다회용기를 빌려준다. 캠핑의 꽃으로 불리는 ‘불멍(불을 보며 멍때린다는 뜻)’이나 바비큐 파티는 할 수 없다. 탄소 발생을 줄이기 위해 숯불과 화로 사용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먹고 남은 음식물 쓰레기는 발효·분해 처리를 거쳐 물로 배출하기 때문에 쓰레기가 거의 나오지 않는다.
이런 친환경 캠핑 문화는 공공 캠핑장 뿐 아니라 민간 캠핑장에서도 적용되는 추세다. 그만큼 자연과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방식의 캠핑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환경부와 양평군은 8월부터 양평군 소재 민간 캠핑장 1곳에 다회용기 사용을 최초로 시범 도입했다. 경기도 양평은 서울에서 가까운 곳에서 자연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캠핑의 성지로도 꼽힌다.
이번에 다회용기를 도입하는 캠핑장은 경기도 양평군 단월면 산음리에 있는 ‘집밖으로 캠핑장’이다. 남성그룹 ‘버즈’의 민경훈 씨가 운영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방법은 간단하다. 캠핑장 방문객이 다회용기 서비스를 신청하면 대여 업체가 제공한 스테인리스 재질의 컵과 접시, 조리도구 등 15종으로 구성된 다회용기 세트를 쓸 수 있다. 사용한 뒤에 반납한 다회용기는 전문업체에서 고온살균 등 6단계의 세척 과정을 거친 후 캠핑장으로 재공급된다. 시범사업인 만큼 캠핑장 방문객은 무료로 다회용기 사용을 체험할 수 있다. 비용은 환경부와 양평군이 분담한다고 한다. 환경부는 축제장과 스포츠 경기장 등에서 적용 중인 다회용기 보급사업의 성과가 캠핑장에도 빠르게 확산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 해외서도 에코 캠핑 열풍… “흔적 남기지 말자”

    해외에서도 친환경 캠핑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오랜 캠핑 역사를 가진 미국에서는 환경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LNT(Leave No Trace)’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말 그대로 흔적을 남기지 말고 오자는 것이다. LNT는 7가지 원칙을 강조한다. 캠핑 중 발생한 모든 쓰레기를 반드시 다시 가져가야 하는 것도 중요한 원칙 중 하나다. 이렇게 자연 속으로 들어가는 캠핑족들에게 최소한의 실천해야 할 틀을 제공함으로써 친환경적인 캠핑 문화를 형성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캠핑 산업 역시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자연친화적인 캠핑 트렌드에 맞춰 친환경 기술을 적용한 캠핑 용품들이 많아지는 추세다. 재활용 소재를 활용해 제품을 만들거나 생산 시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등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소비자들 역시 제품을 고를 때 환경친화적인 방법으로 제작됐는지를 따져볼 뿐 아니라 브랜드의 지속가능성까지 고려한다.
    이런 움직임들은 친환경 캠핑 문화를 만들어가는 데 핵심적인 요소들로 작용하고 있다. 친환경 캠핑이 자연스러운 문화로 정착된다면 지구와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 이 기사의 내용은 한국환경공단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