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co 지구특파원

지구 곳곳에서 보내온 현장 기록

세계와 K-eco를 잇는 특파원

고승근 차장 & 현승미 대리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UN 소속 학술전문기관 유엔대학교(UNU)의 ‘물질흐름및자원통합관리 연구소(UNU-FLORES)’에서 근무하는 고승근입니다. 한국환경공단에 입사한 지는 벌써 20년이 훌쩍 넘었네요. 지난해 5월 독일에 파견되어 현재까지 K-에코 기술 전파에 힘쓰는 중입니다.
1975년에 설립한 유엔대학교는 일본 도쿄 본부를 중심으로 12개 국가에 걸친 13개 학과로 구성되는데, 독일 드레스덴에 자리한 이곳은 기후·물·토양 등 주요 환경 자원과 그로부터 파생된 폐기물, 에너지, 식량 등의 상호 연계성을 연구합니다.

파견지에서 어떤 일을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UNU-FLORES’의 기능은 크게 연구와 교육으로 나뉘고, 저는 교육 부서에 속합니다. 교육은 2024년부터 중점을 두기 시작한 분야예요. 제3세계 일반인·학생·연구자의 기본 역량 개발이 목적입니다. 이 과정에서 자원 순환 관리, 구체적으로는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를 주제로 기본 및 실무 과정 콘텐츠를 제작 중입니다.
EPR은 생활 폐기물 재활용 의무 대상을 국가와 소비자에서 생산자까지 확대해 분담하는 제도입니다. 생산자에게 제품이나 포장재의 폐기물에 대하여 일정량의 재활용 의무를 부여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재활용 부과금을 생산자에게 부담시키죠. 독일은 세계 최초로 EPR을 법제화한 국가입니다. 한국은 독일의 제도를 벤치마킹해 실정에 맞도록 조정, 2003년부터 시행 중입니다.
EPR은 단순 폐기물 관리를 넘어 순환 경제 실현을 위한 핵심 도구입니다. 따라서 EPR 미도입국 일반인, 정책 관리자 및 실무자 등을 대상으로 보편적인 콘텐츠를 만들되 주요 사례로 한국의 운영 내용을 포함하려 했습니다. 초기엔 선례가 없어 막막했습니다. 이해하기 쉽도록 제작하려 했으나 한국에서 다루는 만큼 내용을 넣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고민 끝에 EPR에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구성을 고안했습니다.
연구소 기능의 중심인 자원 간 연계에 대한 설명을 바탕으로 공공재로서의 환경이 사유재와 다른 점, 재활용의 중요성 등을 이해한 다음 비로소 EPR을 공부하는 식으로요. 기본 과정은 지난해 말에 완성했고, 4월 말까지 EPR 관련 내용으로만 구성한 실무 과정을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한국과 다른 근무 환경에 적응하는 일도 쉽지 않았겠어요.

파견 업무는 늘 새로우면서도 다른 문화와 환경에 적응하는 일의 연속입니다. 2023년 기준, 독일은 OECD 국가 중 근무 시간이 가장 짧은 국가입니다. 유연 근무나 병가 사용, 재택근무가 자유롭지요. 하지만 재택이냐, 연구실이냐는 둘째 문제 같습니다. 중요한 건 개인의 자유를 우선하는 분위기 속에서 구성원이 서로를 존중하고 협력하게 만드는 시스템입니다. 사안에 따라 모이고 흩어지며 결과물을 만드는 구조가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파견지인 드레스덴은 어떤 곳인가요?

드레스덴은 독일 수도인 베를린이나 체코, 폴란드 등 국경과도 가깝습니다. 모두 드레스덴에서 기차로 2시간 남짓 거리거든요. 자원순환을 연구해서일까요? 이곳의 쓰레기 처리 방법이 어떤지 유심히 살폈어요. 기본적으로 유럽연합(EU)은 동일한 환경 정책과 제도를 운영해요. 독일은 그중에서도 선두 주자로 꼽히고요. 하지만 생활 쓰레기 처리 방식은 한국과 꽤 다릅니다. 일반 쓰레기와 음식물 쓰레기를 봉투나 전용 수거함에 처리하는 한국과 달리, 이곳은 모든 게 무료입니다. EPR의 발생지답게 소비자보다는 생산자에게 더 무거운 의무를 부여합니다. 이곳을 여행한다면 드레스덴 근교의 소도시를 방문해 보세요. 중세의 고성과 교회, 성당, 시가지 모습이 고스란합니다. 독일 티켓(D-Ticket) 월 정기권으로 횟수 상관없이 기차 이용이 가능합니다. 다양한 기차가 여기저기를 촘촘히 연결해 마음만 당일치기 여행도 얼마든지 가능해요.

앞으로의 각오 한마디 부탁합니다.

파견 업무가 1년 더 연장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개발한 콘텐츠에 대한 피드백과 수정 작업이 필요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업장 및 생활 폐기물 관리를 다루는 세 번째 이러닝 과정을 개발하기로 했습니다. 후에는 이러닝 콘텐츠와 공단 플랫폼을 연결해 타국 담당자가 한국의 자원순환 관리 제도를 만나도록 하는 창구를 만들고 싶어요. 이를 목표로 K-환경관리제도 전파에 계속해서 힘쓰겠습니다.

2025년 10월, 공단-대학 공동연구 워크숍 시 발표 숙소 근처, 작센주 대학 및 공공 도서관

파견 업무를 수행하는 동안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하여
국내외 물 분야 협력에 도움이 되는 인재로 거듭나겠습니다.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이탈리아 페루자에 설립한 유네스코 세계물평가계획 (UNESCO WWAP)에 파견 근무 중인 현승미 대리입니다. WWAP는 전 세계 담수 자원의 상태, 이용 및 관리 현황을 주기적으로 평가하는 프로그램이에요. 저는 유엔 세계 물개발 보고서(UN World Water Development Report, UN WWDR) 발간 업무를 보조하며 수자원 분야에서 능력을 펼치고 있습니다.

파견지에서 중점적으로 진행한 사업 내용이 궁금합니다.

최근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인구 증가, 산업화 등으로 물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반면 수자원의 양과 질은 골머리를 앓는 상황이지요. 특히 가뭄, 홍수와 같은 극단적 수문 현상이 빈번하게 일어나면서 수자원 관리와 물 거버넌스의 중요성이 커졌어요. 저는 앞서 말씀드렸듯 매년 발간하는 UN WWDR를 중심으로 수자원을 평가하고 분석하는 업무를 주로 맡아 행합니다. WWAP가 2007년부터 이탈리아 정부의 지원을 받아 왔기에 이곳 페루자에 사무소가 있어요. 수자원 관련 국제 협력 활동 지원 등 보고서 발간 외에도 WWAP가 진행하는 수자원 업무에 두루두루 참여합니다.

파견지인 페루자는 어떤 곳인가요?

유럽은 처음이거든요. 이탈리아는 도시마다 특색이 넘친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도시 곳곳에 방문할 때마다 그 말이 생각납니다. 근무지인 페루자를 제외한 도시 중에서는 로마를 가장 많이 찾았어요. 벌써 세 번이나 방문했는데도 발을 디디면 늘 새롭게 느껴집니다. 아직 구석구석 둘러보지 못해서 그럴까요? 그리스·로마 신화와 관련한 유적을 마주하니 괜히 신화를 공부하고 싶은 마음도 샘솟습니다. 환경과 관련해서는 분리수거 정책을 소개하고 싶어요. 페루자에서는 일반 쓰레기, 플라스틱, 음식물, 종이류 등 요일에 따라 재질이 다른 쓰레기를 집 앞에 내놓는데, 캐나다에서 생활한 기억과 비교하면 분류를 꼼꼼하게 해야 해서 놀라웠습니다. 또 이탈리아에는 폐기물 처리 비용 ‘TARI(Tassa sui rifiuti)’가 존재해요. 주택, 사무실, 창고 등 쓰레기를 배출하는 공간을 소유하거나 임차하는 사용자에 게 쓰레기 처리 비용을 부과하는, 일종의 쓰레기 세금입니다. 이처럼 분리수거와 폐기물 관리를 제도적으로 운영한다는 점도 인상 깊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들려주세요.

필리핀이나 캐나다에서 살았던 경험 덕분에 타국에서 거주하는 일에 대해서는 두렵다는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첫날 페루자에 도착해 덜컥 낯섦이 밀려와 눈물을 글썽였던 기억이 납니다. 도시의 형태, 건물, 거리 등 제가 상상하던 모습과 현실이 굉장히 다르고, 생전 처음 듣는 이탈리아어가 귓가를 맴돌아 당황스럽더라고요. 하루는 행정 업무를 하러 타 기관에 방문했습니다. 그 공간에서 저만 이탈리아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외국인이었어요. 불안한 마음도 잠시, 현지 분들이 친절히 안내하고 챙겨 주어서 무사히 업무를 해결했네요.
조직 문화가 한국과 달라 어색한 점도 있습니다. 출장을 다녀온 후, 심지어 회의 도중에 개인의 의견을 물어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리로 진급한 지 얼마 안 되기도 했고, 한국에서는 새로운 업무를 배우고 처리하는 과정이 주로 이루어져 생각을 들여다볼 겨를이 없었어요. 처음에는 제 생각을 정리해 말하기가 쑥스러웠지만, 지금은 무엇을 느끼고 어떤 점이 좋은지 등을 생각하고 말하는 과정이 제법 자연스러워졌습니다.

앞으로의 각오 한마디 부탁합니다.

국외 파견 업무에서는 스스로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본인이 하고자 마음먹은 일이 생기면 수동적으로 기다리기보다는 직접 찾아보고 먼저 나서서 참여하려는 태도가 필요해요. 저 역시 아직 배우는 과정이지만, 스스로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 배우고 참여하려 합니다.
국제기구에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글로벌 물 문제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한국의 물 관리 경험과 기술을 국제사회와 연결하고 싶습니다. 파견 업무를 수행하는 동안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하여 향후 국내외 물 분야협력에 도움이 되는 인재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UNESCO WWAP 근처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