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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스터디

지구를 위한 기술클린테크
급속하게 진행된 산업화는 인공 환경이 자연환경을 압도하는 현상을 만들었다. 그 과정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은 자연이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을 넘어섰고, 대기 및 수질 오염 문제는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그렇다고 산업의 성장을 멈출 수는 없을 터. 성장과 환경보호 사이의 균형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된 '클린테크'가 주목받는 이유다.
글. 박향아
오염물질 발생을 최소화하는 '클린테크'

환경오염으로부터 지구를 보호하는 일은 인류 전체가 직면한 과제다. 지금까지는 오염이 발생한 뒤에 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면, '클린테크'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오염물질의 발생을 줄이는 것에 중점을 둔다. 오염물질의 발생을 최소화하는 생산공정에 대해 고민하고, 화석연료를 대신할 신재생에너지를 개발하는 등 오염의 발생을 근본적으로 억제함으로써 삶의 질 향상과 환경보호를 동시에 이루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무공해 운송 수단, 친환경 농업, 신재생에너지, 스마트 솔루션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클린테크'가 진행 중이다.

'클린테크'를 위한 발걸음은 이미 시작됐다. 전통적인 화석연료 에너지 방식을 채택하는 산업은 점차 쇠퇴하고, 청정에너지와 신재생에너지 등 오염물질을 최소화하는 방식을 채택한 산업으로 자금과 기술, 인력이 집중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자동차 배출가스 규제, 친환경 에너지 발전 쿼터 규제 등 환경에 대한 관심을 반영한 정책을 매년 확대하며 탈산업사회로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인텔은 태양에너지 산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구글은 풍력 에너지 투자에 뛰어들었다. 미국의 태양에너지 학회에서는 '태양에너지 산업의 일자리가 2006년 1만 7,600개에서 2030년 130만 개로 24년간 7,386% 증가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오염물질의 발생을 근본적으로 줄이거나 없애는 새로운 환경기술 '클린테크'
↑오염물질의 발생을 근본적으로 줄이거나 없애는 새로운 환경기술 '클린테크'
클린테크의 모범사례, 슬로바키아

지구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세계 각국에 클린테크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선도적으로 클린테크를 진행 중인 유럽에서도 슬로바키아는 모범사례로 꼽힌다. 그 배경에는 슬로바키아의 자연환경이 자리한다. 높은 산림지 비중과 다양한 생물의 서식, 풍부한 천연자원이 클린테크를 활용한 다양한 산업의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슬로바키아의 클린테크 사업모델은 '순환 경제' 모델에 기초한다. 이는 재생 불가능한 유해 폐기물의 발생은 최대한 억제하고, 대신에 자원의 수집과 사용의 효율성을 높여 제품을 지속해서 설계할 수 있는 생산공정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여기에 더해진 '스마트 혁신기술'이 경제, 사회발전, 환경 그리고 생태계 사이에 존재하는 연결고리로 작용, 삶의 질을 높여주고 사회와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슬로바키아에서는 2018년부터 총 12개 기업이 정부의 지원 하에 '스마트 혁신기술'에 의거한 클린테크 사업모델을 개발하고 있는데, 가로등 개선, 주차 시스템, 공공 와이파이, 주차 시스템, 공유 서비스 등 공공인프라 개선에 보유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클린테크를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의 성장도 이어지고 있다. 정부 주도하에 공공인프라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스마트시티 프로젝트와는 달리, 스타트업의 경우 신재생에너지와 친환경 에너지에 집중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에코캡슐(Ecocapsule)의 자립형 주택'을 꼽을 수 있다. 달걀 모양의 캡슐에서 태양과 바람을 활용해 자력으로 전기를 공급하고, 빗물을 정수해 생활용수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하고 있어 전기와 수도 공급 없이 생활할 수 있다. 조명, 냉난방, 창호 및 블라인드, 환기, 보안, 오디오, 관개, 에너지 절약을 아우르는 가정용 스마트 솔루션을 제공하는 '도모트론(Domotron)', 암호화폐를 채굴할 필요가 없어 비트코인보다 환경친화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슬로바키아 최초의 블록체인 암호화폐 '디센트(Decent)'도 슬로바키아의 대표적인 클린테크 스타트업 사례다.

슬로바키아의 태양광 시설 풍경
↑슬로바키아의 태양광 시설 풍경
환경보호는 우리 모두의 과제이자 의무

슬로바키아가 클린테크의 모범사례로 꼽히기까지는 교육과 정부의 지원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클린테크의 정착을 위해서는 시민들에게 클린테크의 중요성을 이해시키는 것이 중요한 만큼, 학교의 수업과 함께 다양한 스마트 혁신기술에 대해 교육이 필요하다. 슬로바키아는 도시 내 공유 자동차 및 공유자전거 활성화와 함께 녹색 교육 프로젝트를 진행함으로써 클린테크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높여가고 있다. 이러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정부의 지원 역시 활발히 진행 중이다.

슬로바키아 정부는 2016년부터 브라티슬라바 그린 경제 프로세스(Bratislava Green Economy Process)를 가동해서 적극적인 지원을 펼침과 동시에 2050년 달성을 목표로 2030년까지 슬로바키아 환경정책전략과 저탄소 전략을 위한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2018년부터 진행 중인 '스마트 혁신기술'에 의거한 클린테크 사업모델 개발과 스타트업 육성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클린테크 사업을 꾸준히 지원하고 있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정부와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클린테크 문화가 정착되기 쉽지 않다. 환경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바탕으로 정책과 기술이 함께 발전할 때, 클린테크가 우리 삶에 자리 잡게 될 것이다. 산업화를 통해 편리하고 풍요로운 삶을 누린 만큼, 우리 모두에게는 다음 세대를 위해 지구를 보존해야 할 의무가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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