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en Transformation

전문가 칼럼

물관리 선진국으로 가는 길
우리나라는 2018년 물관리 일원화와 물관리 기본법제정 등을 통해 선진적인 통합물관리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구축하였다. 이후 지난 2년간 물관리 선진화를 위해 국가 및 유역 물관리위원회 발족, 국가 물관리 기본계획 수립에서부터 물 산업 육성을 위한 국가물산업 클러스터 운영에 이르기까지 많은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물관리 선진화를 위한 정부의 체계적이고 신속한 대응이 물관리 분야에서 큰 변화를 주고 있으며 이러한 대응은 물관리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
글. 최지용 서울대학교 저영향기술개발연구단장(환경부 도시물순환포럼위원장)

해외 물관리 선진 사례

수량 부족과 수질 악화는 대부분 국가가 겪고 있는 고충이지만 최근 들어 기후변화, 물 분쟁, 물 안보 등 물관리의 복잡성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각국은 물관리 효율화와 동시 물위기 극복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물에 대한 경제적 접근, 물 인프라 관리, 수원 다양화, 스마트 물관리, 물 재이용, 생태계 복원, 물 거버넌스 개선, 물순환 회복, 생태 건전성, 유역기반 관리, 물 문화와 친수 고려 등 다양한 물 수요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물 자원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물관리 선진국들은 유역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최적의 의사결정을 모색하는 통합물관리를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통합물관리 성공 국가로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등을 꼽을 수 있다. 프랑스는 1960년대부터 유역 통합물관리 개념을 도입하여 중앙정부가 물관리 정책, 관리 전반의 통제권을 갖고 지방은 6개 유역 단위별로 통합물관리를 수행하였다. 2007년에는 환경부가 교통·건설부를 통합해 개발과 환경을 통합 운영하는 '생태개발지속관리부'로 확대 개편하여 환경정책, 기후변화, 물관리 등을 단일 중앙부처에서 다루고 있다. 그 결과 프랑스는 UN(국제연합) 지속가능발전 지수 평가에서 2017년 157개국 중 10위를 기록했다. 영국은 1973년 유역통합물관리를 도입하고 부처별, 지역별, 기능별로 분산된 물개발과 관리기능을 통합하였다. 이후 환경부 중심으로 교통부와 농식품부 등 각 부처를 통합해 2008년 '에너지기후변화부'로 확대 개편하여 유역 내 물 공급, 하수처리, 환경 서비스를 통합해 수행하고, 다양한 수자원을 연계 운영하는 통합물관리를 통해 경제적 효율성과 활용성을 높였다.

네덜란드 브레다 정수장
↑ 네덜란드 브레다 정수장

네덜란드도 2010년 기반 시설부와 환경부를 합쳐 '기반시설환경부'로 통합하였다. 2017년 통합효과를 평가한 결과, '수질과 수량정책 연계로 국가 물 정책 시너지 효과 제고', '계획과 집행 간 연계강화', '국가 물 정책의 균형적 정책 결정으로 국민 물 서비스 증가' 등 국가 물관리가 한층 효율화되었음을 확인하였다. 한편 물관리 선진국은 전 지구적 물 문제를 새로운 기회로 인식하고 관련분야를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경우 이미 2006년에 환경부 주관으로 관계부처 합동 '물 산업육성위원회'를 설치하여 물 산업 기술개발, 클러스터 조성, 국제화를 3대 전략으로 추진하고 물 기업은 국영 공기업을 주축으로 중소 물 기업을 육성하고 있다. 이스라엘 역시 2006년에 물 관리청을 신설하고 상·하수 전반의 의사결정 및 집행을 담당하고 국가 성장동력으로 물 산업을 육성하여 신규 일자리 창출과 해외 진출 등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영국의 템스베리어 홍수 통제시설
↑ 영국의 템스베리어 홍수 통제시설

물관리 일원화, 지금 우리는

우리나라는 지난 25년 동안 추진해온 물관리 일원화를 2018년 6월에 이뤄냈고, 물관리 일원화를 통해 통합물관리 시대를 열었다. 지난 2년 짧은 기간 동안 이뤄낸 중요한 성과로 물관리 일원화 관련 3법인 물관리 일원화 정부조직법('18. 6. 8), 물관리 기본법('18. 6. 13), 물관리기술 발전 및 물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18. 6. 12)을 제정하였다. 물관리 일원화 정부조직법에 따라 하천관리를 제외한 수량, 수질, 재해예방 등 대부분의 물관리 기능을 환경부로 일원화하였다. 그리고 통합물관리 비전포럼을 구성하여 국가물관리를 위한 핵심가치 및 기본원칙을 마련('18. 12)하였고, 최근에는 국가물관리위원회 출범('19. 8. 27), 유역 물관리위원회 출범('19. 9. 16)을 가져와 유역 거버넌스 기반을 마련하였다. 그리고 현재는 물관리 기본법의 기본원칙과 비전포럼에서 제 시한 핵심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국가 물관리 기본계획을 수립 중('19. 5∼'20. 7)에 있다.

한편, 세계의 물관리 선진국은 물 산업을 유망산업으로 분류하고 글로벌 물 시장 선점을 위해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위해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물관리 일원화와 동시에 물 산업육성법을 통과시켜 물 산업 발전의 기반을 마련하였다. 물 산업은 소재, 설비, 건설, 운영, 연구 등 다양한 분야가 상호 연계되는 특성이 있어 물 산업의 선진화를 위해서는 국가차원의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이 필요하다. 물산업 분야의 혁신 기술개발 및 상용화를 주도하고 있는 국가는 클러스터를 기반으로 성장을 추진 중이다. 우리나라의 국가물산업클러스터는 이러한 시스템을 제공하여 물 산업이 효율적으로 발전할 수 있게 되었다. 정부는 국가물산업 클러스터를 물 산업 허브로 구축하기 위해 한국환경공단을 전문 운영기관으로 선정하여 안정적 운영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였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물 산업 육성, 기술혁신 및 물기업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국가 주도의 물산업클러스터가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한국환경공단 물산업클러스터
↑ 한국환경공단 물산업클러스터
물관리에 있어 나아갈 방향
우리나라는 앞에서 말한 통합물관리 비전 포럼을 구성하여 물관리를 위한 핵심 가치 및 기본원칙을 마련하였다. 물관리 핵심 가치로는 공공성, 지속가능성, 형평성, 효율성, 안전성, 책임성, 민주성을 제시하였고, 물관리 기본원칙으로는 물의 공공성 및 지속가능성 확보, 균등 배분의 원칙, 건강한 물순환, 통합적 물관리, 유역별 물관리, 이해당사자 참여 등을 강조하였다. 현재 이러한 원칙을 구현하기 위한 국가 물관리 기본계획이 수립 중에 있다. 물은 지구에서 가장 소중한 공공자원으로서 사람과 동·식물 등의 생명체가 합리적으로 이용하여야 한다. 물을 관리함에 있어서는 자연환경과 사회·경제생활을 조화시키면서 이용하고 보전하여 그 효용은 최대한으로 높이되 대신 미래세대를 위해 지속가능성과 담수자원의 회복력이 손상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초기에는 수량-수질-수생태의 '협의의 통합물관리'에서 시작해서 궁극적으로는 물에 영향을 주는 경제, 사회, 문화 등 물 관련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국가 차원에서 최적의 물관리가 되도록하는 '광의의 통합물관리'를 지향하여야 할 것이다.
물관리에 있어 나아갈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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