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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 이슈

토양 산성화 가속,그 심각성과 대안
산성비는 강이나 하천 수소이온농도(pH)를 떨어뜨려 수은, 납, 카드뮴, 알루미늄 등 중금속 용출량을 증가시키는데, 이는 주로 어류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지만 산림이나 건조물에도 피해를 주고 토양까지 산성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국내에서도 토양 산성화가 가속화되고 있고, 그중 산림토양은 pH가 낮아지는 현상이 극심하다. 이런 현상은 식물 생장에 필요한 토양 양분 결핍 및 독성 금속 물질 농도 증가를 초래해 토양 건강성과 나무 생장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한국 산림토양은 모암(母岩) 구성 원소부터 산성화에 취약하기 때문에 그 변화 추이를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글. 송철호 그린포스트코리아 기자

* 이 기사의 내용은 한국환경공단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에 영향 미치는 토양 산성화
최근 산림과학원이 1994년부터 제주를 포함한 전국 65개소 산림토양 산성화 고정조사지에서 토양과 강우 산성화 정도를 측정해 온 결과, 지난해 기준 전국 산림토양 평균 pH는 4.30인 강한 산성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10년간 산림토양 산성도는 2010년 기준 pH 5.14에서 지난해 기준 pH4.30으로 16% 감소하며 토양 산성화가 매년 꾸준히 진행돼온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토양 산성화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유발하게 되며 최근에는 토양 환경 문제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해 국내 토양에서 분리한 고세균(Archaea, 국내 토양에서 분리한 신종 이용)이 토양 산성화에 따라 심각한 온실가스(이산화질소, 메탄, 아산화질소) 중 하나인 아산화질소 발생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것. 국립생물자원관이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이성근 충북대교수, 미카엘 바그너 비엔나대 교수 등 국내외 공동 연구진과 함께 특수환경 미생물자원 발굴 및 특성 분석 연구사업을 수행한 것으로, 연구진은 산성 조건에서 질산화 과정이 억제됨에 따라 고세균이 온실가스인 아산화질소를 발생시키는것을 규명했다.

아산화질소 발생량은 산성화 정도에 따라 증가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토양 산성화는 강우량이 증발량보다 클 때 산염분해로 유리된 염기가 유실돼 산성토양이 되는, 기후에 의한 토양 반응이 있다. 또한 규산염 광물과 가수분해 산물 분해, 부식이나 비료에 의한 산성화, 산성비와 공해물질 유입으로인한 산성화 등이 있다.
지구 온난화에 영향 미치는 토양 산성화

특히 비료에는 황산암모늄, 과인산석회, 황산칼륨 등이 들어 있는데, 식물이 자라는 데 필요한 질소, 인산, 칼륨을 이용하고 황산이 남기 때문에 흙이 산성으로 변하게 된다. 또한 식물은 생장을 위해 흙 속에서 염기성 금속을 섭취하기 때문에 염기를 충분히 섭취한 작물을 뿌리째 뽑으면 흙이 염기를 빼앗겨 산성이 강해진다. 공해물질에 의한 산성화는 자동차 매연 등으로 생긴 이산화황 가스나 산화질소 같은 대기오염 물질이 공기 중에 섞여 있다가 비에 의해 땅에 내려와 토양수로 흡수돼 발생한다.

공장, 발전소등에서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 배출 → 구름속에서 태양빛에 의한 산화→ 수중기와 만나 황산, 질산으로 변화→오염된 수중기가 빗물과 산성비로 내림 →토양의 ph저하로 산성화 진행

인간이 가속화시킨 토양 산성화, 기술로 극복

결국 토양이 산성화되면 식물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게 되며 낙엽이나 동물 사체 분해가 제대로 되지 않아 토양 동물의 영양공급이나 먹이 제공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게 된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산에 있는 흙을 넣거나 석회를 뿌려 중화시키기도 한다. 산림청은 산림생물 다양성 증진사업 일환으로 알칼리성 토양개량제를 투입해 산성화를 저감하는 '산성화 토양회복사업'을 꾸준히 실시했고, 그 결과 전국 6개 토양회복 사업지평균 토양 pH가 4.59에서 5.01로 9.1% 상승하는 결과를 확인한 바 있다. 산림청의 이번 사업은 국가 차원에서 추진한 대기오염물질 배출 저감 및 토양회복사업 등 다방면의 노력이 산림토양 산성화를 늦추고 건강한 숲을 유지할 수 있는 실천적 방법임을 보여준 사례라는 데 그 의의가 있다.

지난해에는 화학물질 유출 사고를 통해 염산·황산·질산 등 강산(强酸)으로 토양이 오염된 경우, 이를 2차 오염 없이 생물학적인 방법으로 처리 가능한 기술이 부산대학교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부산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과 배효관 교수 연구팀은 토양 유래 미생물을 이용해 토양과 폐액 산도를 효과적으로 복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강산으로 인해 토양이 오염됐을 때 토양 영양 상태는 급격히 악화되고 식생 및 토양 생태계도 심각하게 저해된다. 일반적으로 토양 산도를 복구시키기 위해 석회 또는 염기성 화학물질을 이용하지만, 물리화학적 처리는 2차 오염을 발생시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배 교수팀은 토양이 염산·황산·질산으로 오염됐을 때 피해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미생물학적 지표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지표 미생물로 선별된 바실러스 시아멘시스균 특성을 연구하던 중 이 균이 오염된 토양을 복구할 수 있음을 밝혀내고 최근 관련 기술을 특허 출원한 것. 이 밖에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 앤드류 노블박사와 피터 랜달 박사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나무를 효과적으로 사용했을 때 농장 토양이 산을 천천히 내놓게 돼 결국에는 민감한 작물과 초지 생육을 억제하는 과정을 지연시키거나 역전시킬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모든 것들은 인간이 가속화시키고 있는 토양 산성화를 인간 기술을 통해 극복하는 사례로, 이를 통해 식물 생장에 필요한 토양 양분 결핍을 방지하고 독성 금속 물질 농도를 감소시키는 등 비교적 건강한 토양에서 다양한 동식물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인간이 가속화시킨 토양 산성화, 기술로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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