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

애정 어린 관심으로 생물과 함께 살아가는 법

김준영 생물 크리에이터 유튜브 채널 ‘TV 생물도감’

다양한 생물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어릴 때는 어떤 어린이였나요?

저는 대구 현풍에서 자랐어요. 지금은 아파트가 들어섰지만, 제가 어릴 때는 주변에 논이랑 하천밖에 없었거든요. 비가 오면 길에 미꾸라지가 흘러 내려와 관찰하고, 가을에는 벼메뚜기를 잡기도 하면서 자연스럽게 생물과 가까이 지냈어요. 그러다 초등학교 때 사슴벌레를 만났는데, 로봇이 살아 움직이는 것 같은 모습에 큰 호기심을 느꼈습니다. 그날 이후 사슴벌레를 관찰했고, 다른 생물에도 점점 관심이 갔어요. 그 시절 별명도 <곤충기>로 유명한 생물학자인 ‘파브르’였고요.

생명과학을 전공하고 생물 연구소에서도 일하셨다고요.

처음부터 생물 분야로 진로를 정하진 않았어요. 학창 시절엔 취업이 잘 된다는 토목공학과로 입학했거든요. 하지만 관심 없던 분야라 전공에 몰입하기가 어렵더라고요. 결국 정말 좋아하는 걸 공부하자는 마음에 생명과학을 복수 전공했고, 졸업 후 생물 연구소에 들어갔습니다. 그때 취미 생활하고 일도 하며 다양한 사람과 교류한 모든 경험이 지금 ‘TV생물도감’ 활동에 밑거름이 되었어요.

유튜브 채널 이름을 ‘TV생물도감’으로 지으셨죠. 어떤 뜻이 담겼나요?

예전에는 생물을 책으로만 공부했는데, 사진 한 장으로 생물을 설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거든요. 동영상 플랫폼 시대가 열리면서 생물을 영상으로 소개하면 좋겠다 생각해 ‘TV로 보는 생물 도감’이라는 뜻으로 정했습니다.

어떤 기준으로 콘텐츠를 만드시나요?

자연에 대한 관심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자연을 지켜야 한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지만, 어떻게 지켜야 할지는 몰라요. 관심이 부족해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지 않거나, 자세한 방법을 모르니 행동으로 이어지기 어려운 거죠. 대개 자연을 지키려고 하는 사람은 생물을 직접 경험해 본 사람이에요. 그런 경험을 통해서 이 생물이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생기거든요. 우리 동네 하천에 어떤 생물이 사는지 아니까 그곳에 사는 생물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낼 수 있죠. 제가 올린 영상으로 사람들이 생물에 관심을 두고, 실제로 자연에서 다양한 생물을 만나는 경험으로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야외로 생물을 만나러 갈 때 예상하지 못한 일도 많을 듯합니다.

생물 탐사는 정해진 답이 없어서 늘 흥미진진해요. 어떤 희귀종을 맞닥뜨릴지 모르니까요.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긴장을 놓아서는 안 된다는 거예요. 밤에 얕은 바다에서 어패류를 잡는 전통 조업 방식인 해루질을 하다가 아찔한 순간을 겪기도 했고, 얼마 전에도 해외로 정글 탐사를 갔다가 잠시 길을 잃기도 했어요. 자연을 만날 때는 겸손한 자세와 준비가 필요하다는 점을 매번 깨닫고 배웁니다.

유튜브에 올린 바다 생물 관련 영상이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초창기엔 곤충 영상을 올렸어요. 아직은 곤충을 낯설어하는 분이 많아요. 그러다 집에서 기르던 바다 생물을 소개한 영상에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흔히 니모라고 부르는 흰동가리나 투구게 등 바다 생물을 집에서도 키울 수 있다는 사실에 신기해하기도 했고요. 특히 펀치로 조개를 깨는 갑각류인 맨티스 슈림프 영상에 폭발적인 관심이 모였습니다. 앞다리의 강력한 힘에 두꺼운 어항이 깨질 정도로 위력이 엄청난 생물인데요. 생김새나 행동이 독특해 조회 수 1000만 회를 넘길 정도로 인기를 끌었죠.

집에서 생물을 키우고 관찰하는 즐거움은 무엇인가요?

학창 시절에는 방 하나에 진열대를 둘러서 생물을 키우기도 했어요. 부모님이 힘드셨겠지요. 자연에서는 생물을 종일 관찰하기 어렵지만, 집에서는 생물의 생김새나 행동을 세세하게 관찰할 수 있어요. 먹이 먹는 모습이나 관절이 움직이는 방식, 이성을 유혹하는 행동 등을 집중해서 보지요. 왕사슴벌레는 조금 딱딱한 나무를 좋아하고 톱사슴벌레는 무른 나무를 좋아하는 것처럼 종이나 개체마다 성향이나 행동 방식도 다르고요. 관찰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몰라요. 거기에 내가 애정과 정성을 들여 돌본 생물이 멋지게 자라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최근에는 생태 체험 공간도 운영하고 계시지요.

경기도 구리에 자리한 521농업생태체험장이 지난해 8월 1일에 문을 열었으니 어느덧 1년이 지났네요. 미취학 아동부터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곤충에 대한 호기심이 폭발하는 시기예요. 이때 곤충을 직접 눈으로 보고 손으로 다정하게 만지면 어른이 되어서도 곤충을 무서워하지 않죠. 그래서 아이들이 다양한 생물을 만나는 접점을 만들고 싶었어요. 단순히 생물을 보여 주는 정도를 넘어서 더 많은 아이가 생물을 직접 만나길 기대합니다.

아이들이 생물을 대할 때 유의할 점이 있을까요?

체험장에 오는 친구 중 생물을 장난감처럼 다루는 경우가 있어요. 마음이 나빠서가 아니라 방법을 몰라서 그러거든요. 함께 다니는 보호자들이 모두가 생명이기에 세게 만지면 아프고, 사람처럼 스트레스도 받는다는 사실을 알려 주시길 바라요. 거기서부터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이 싹터요. 밖에서 생물을 만날 때 더 소중하게 느껴지고요.

생물과 친해지기 위해 독자분들이 일상에서 실천할 방법을 소개해 주세요.

하천이든 산이든 자연이 펼쳐진 밖으로 자주 나가라고 권해요. 처음부터 깊은 산이나 먼바다로 갈 필요는 없어요. 아파트 단지 안, 동네 하천에서도 다양한 생물이 서식해요. 서울 중랑천이나 탄천 같은 도심 하천에서 어떤 물고기를 봤느냐는 질문에 대부분 잉어, 붕어, 메기, 피라미처럼 알려진 이름을 주로 말하죠. 제가 조사한 바로는 20종 전후로 다양한 물고기가 살아요. 관심이 없어서 이를 알아채지 못하지요. 법적으로 채집이 가능한 곳이라면 생물들이 어떻게 사는지 돌 하나만 들춰보아도 색다른 경험이 돼요. 공부한다는 부담 없이 아이들이 자연과 친해지지요.

앞으로 ‘TV생물도감’ 채널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싶으신가요?

지금까지 영상 수백 편을 올리면서 정말 많은 생물을 소개했습니다. 아직 보여드리지 못한 희귀한 생물뿐 아니라, 우리 주변 생물이 어떤 가치를 지녔고 생태계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도 이야기할 계획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