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자의 역할과 직장의 일. 둘을 병행할 수 있도록 든든한 울타리를 자처하는
종합환경연구단지어린이집 서하령 원장, 한국환경공단 안기범 과장과 최은하 주임이 작은 식탁에 둘러앉았다.
글. 남혜림 사진. 김규남
보호자의 역할과 직장의 일. 둘을 병행할 수 있도록 든든한 울타리를 자처하는
종합환경연구단지어린이집 서하령 원장, 한국환경공단 안기범 과장과 최은하 주임이 작은 식탁에 둘러앉았다.
글. 남혜림 사진. 김규남
(왼쪽부터)세무회계부·학부모운영위원장 안기범 과장, 종합환경연구단지어린이집 서하령 원장, 총무부 최은하 주임
일하는 보호자에게 하루는 두 개의 시계로 흐른다. 직장에선 맡은 업무와 일정을 살피고, 한편으로는 아이가 밥은 잘 먹었는지, 아픈 곳은 없는지 마음을 쓴다. 몸은 떨어져 있어도 보호자의 마음 한편에는 언제나 아이가 자리한다. 그런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함께 아이를 돌보는 이들이 있다. 세심하게 원아를 살피고 함께 공부하며, 때로는 어린이집 살림을 고민한다. 종합환경연구단지어린이집 서하령 원장과 교직원, 어린이집 운영위원장을 맡은 세무회계부 안기범 과장, 운영 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총무부 최은하 주임이다. 오늘은 어른의 식탁 대신 아이들이 점심을 먹는 식탁에 세 사람이 나란히 앉았다.
“어른이 먹어도 정말 맛있네요.” 아이들 급식 메뉴를 똑같이 맛본 최은하 주임이 감탄한다. 안기범 과장에게는 오늘 식사가 조금 더 특별하다. 종합환경연구단지어린이집에 다니는 딸아이가 평상시 가장 좋아한다는 미역국이
나왔기 때문이다. “딸이 미역국과 오리고기 반찬을 제일 좋아해요. 직접 먹어 보니 왜 좋아하는지 알겠어요. 어른도 끼니마다 영양소를 고루 챙기기 어려운데 아이들을 위해 식단을 꼼꼼히 준비하고 조리한 정성이
느껴져요.” 식사하는 아이들 모습은 조리실에서도 훤히 보인다. 탁 트인 구조의 급식실에서 영양사는 아이들이 밥 먹는 모습을 살피고, 익숙하지 않은 음식에도 도전해 보자고 다정히 권한다. 원하는 만큼 충분히 먹되
남기지 않는 습관도 차근차근 배운다. 음식을 남기지 않는 ‘수다밥상’ 날에는 평상시 손이 가지 않던 채소에 용기를 내는 아이도 많다.
아이의 건강한 하루를 챙기는 일은 식탁에서 끝나지 않는다. 종합환경연구단지어린이집은 본관과 신관으로 나누어 0세부터 5세까지 영유아가 생활한다. 보육실과 강당, 도서관, 식당을 비롯해 언어치료실과 감각통합치료실 등을
갖췄으며 실외에는 놀이터와 모래놀이터 등을 조성했다. 어린이집 바깥에는 자연이 펼쳐지고 때로는 청설모와 다람쥐도 만난다. 아이들이 선생님과 텃밭도 가꾼다. 서로 다른 모습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법 또한 배운다. 장애
통합 프로그램인 ‘라온도담’을 통해 아이들은 저마다 다른 개성과 특성을 가진 친구들과 자연스레 어울린다. 원내에 상주하는 언어치료사와 감각통합치료사, 교사가 아이들을 세심하게 관찰해 필요한 교육을 제공하고, 다른
아이들은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친구를 챙기는 데 익숙해진다. 이곳에서 지내는 아이들이 훗날 상급학교에 진학해서도 다른 사람과 원활하게 생활하는 것. 서하령 원장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목표이자 가치다.
어린이집의 하루에는 공단과 보호자도 함께한다. 안기범 과장의 인상에 깊게 남은 보호자 참여 활동은 ‘책 읽어주는 아빠’다. 자녀의 반을 찾아가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 주는 시간이다. 점심시간을 활용해 부모 교육을
진행하기도 한다. 또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직장인 보호자를 위해 희망 원아에게 석식을 제공하며 방학 없이 보육을 운영한다. 어린이집이 단순히 아이 맡기는 공간을 넘어 가족과 교직원이 함께 아이의 성장을 지켜보는
공동체 역할을 하는 것이다.
직장에서는 직원으로서 자신의 몫을 해야 하지만 많은 직원이 가정에서는 엄마, 아빠가 된다. 두 역할이 가장 절박하게 겹치는 순간은 아이가 갑자기 아플 때다. 서하령 원장 역시 엄마로서 같은 시간을 지나왔다. “저도
아이가 아플 때 가장 힘들었어요. 당장 갈 수 없으니 발만 동동 굴렀죠. 그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기에 외래 진료가 필요한 아이는 병원에 동행하고, 보호자가 안심하도록 경과를 세세하게 알려드리곤 합니다.” 안기범
과장에게도 어린이집의 존재가 유난히 든든했던 기억이 있다. 배우자의 해외 출장과 자신의 출장 일정이 겹친 어느 날. 업무를 마치고 서둘러 돌아왔지만, 아이를 데리러 간 시각은 이미 오후 7시를 넘긴 상황이었다.
그때까지 선생님은 아이 곁을 지켰다. 걱정과 달리 딸은 선생님과 보낸 시간이 무척 재미있었다며 집으로 돌아가는 내내 즐거워했다. “아이를 믿고 맡기니 마음에 여유가 생기고 일에도 집중할 수 있어요. 가정에서 아이와
보내는 시간도 한결 편안해집니다.”
아이를 믿고 맡긴다는 신뢰는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는다. 세 사람이 공통적으로 꼽은 중요한 가치는 ‘소통’이다. 공단 역시 그 과정에서 한 축을 담당한다. 최은하 주임은 운영회의에 참여해 기관의 역할에 최선을 다한다.
어린이집과 보호자가 아이의 상태를 세심하게 공유하고, 회사가 운영 과정과 안전관리 현황을 투명하게 알리고 의견을 들을 때 신뢰의 선순환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안기범 과장 역시 보호자가 어린이집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데 공단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보호자 참여 행사와 교육·육아 프로그램을 마련할 뿐 아니라 직원들이 눈치 보지 않고 참여하는 문화도 형성되어야 하죠.” 아이를 진심을 다해 돌보는 어린이집, 안심하고
아이를 맡긴 채 열심히 일하는 보호자, 그 곁에서 운영과 참여를 뒷받침하는 공단. 셋 모두가 잘 맞물린 구조다.
두 사람과 달리 미혼인 최은하 주임은 어린이집 관련 업무를 담당하면서 언젠가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낳는다면 꼭 이곳에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모든 교직원이 교육과 안전에 애정을 쏟는 모습이 그만큼 인상 깊었다는
뜻이다. “직장 내 어린이집의 존재 자체가 회사가 일과 가정을 함께 지지해 준다는 믿음으로 이어졌으면 합니다.”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느냐에 따라 종합환경연구단지어린이집의 의미는 조금씩 다르다. 누군가에게는 아이들의 하루를 책임지는 일터고,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아이를 믿고 맡기는 곳이며,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직원과 가족의
일상을 지원하기 위해 고민해야 할 공간이다. 그러나 이들을 하나로 묶는 마음은 같다. 아이들이 건강하고 활기차게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 일하는 보호자에게는 아이를 함께 바라봐 주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믿음이야말로
가장 큰 든든함으로 다가온다. 종합환경연구단지어린이집과 한국환경공단은 오늘도 아이를 함께 키우는 든든한 동지로 나란히 하루를 이어간다.
각자의 자리에서 다른 역할을 맡은 세 사람이 모이기 쉽지 않은데, 이런 자리가 만들어져 뜻깊습니다. 어린이집이라는 공통 주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니 좋아요. 소통의 자리가 더 많이 생기길 바랍니다.
어린이집에 대해 마음껏 이야기하는 자리를 마련해 주셔서 기뻤습니다. 긍정적인 점은 물론, 개선점이나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게 되었어요. 아이들을 위해 더욱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미혼인 저는 아이를 직접 보내지 않아 실정을 잘 몰랐습니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아이들 급식도 먹고 대화를 하면서 어린이집에 대해 잘 이해하게 되었어요. 나중에 아이가 생기면 이곳에 보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