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제주 바다에서 펼쳐진 축제에 환경보호와 자원 순환의 의미가 스며들었다.
2026 이호 필터 페스티벌은 환경을 위한 실천이 일상 가까이에 있음을 알리는 장이었다.
글. 한율 사진. 오충근
한여름 제주 바다에서 펼쳐진 축제에 환경보호와 자원 순환의 의미가 스며들었다.
2026 이호 필터 페스티벌은 환경을 위한 실천이 일상 가까이에 있음을 알리는 장이었다.
글. 한율 사진. 오충근
푸른 바다와 검은 모래사장, 붉은색과 흰색 말 모양 등대로 유명한 제주 이호테우해수욕장에서 지난 7월 24일부터 26일까지 사흘간 ‘2026 이호 필터 페스티벌’이 열렸다. ‘필터(Filter)’는 여행자 각자의 시선으로 제주를 새롭게 경험하는 동시에, 모두가 지켜야 할 삶의 ‘터’를 의미하는 축제 브랜드다. ‘잔잔한 머무름을 넘어 온몸의 감각을 깨우는 시간’을 주제로 열린 올해 행사는 몸과 마음의 회복은 물론, 환경의 가치를 생각하는 시간으로 꾸며졌다.
페스티벌 현장에서 한국환경공단은 ESG 환경캠페인을 펼쳤다. 제주의 대표적인 여름 문화 축제와 환경보호 활동을 연계해 도민과 여행객이 탄소중립과 자원 순환의 가치를 친근하게 체험하도록 마련한 자리였다. 본격적인
행사를 앞두고 해변에 설치된 체험 부스에서는 참가자를 맞이할 막바지 준비가 한창이었다.
이날 한국환경공단은 ‘리본 리넨 프로젝트’의 하나로 ‘지구를 그리는 보물 도화지’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부스에는 하얀 앞치마와 여러 가지 색의 그림 도구가 가지런히 놓였다. 얼핏 평범해 보였지만, 제주 지역 호텔에서
침구류로 사용한 뒤 폐기할 예정이던 리넨을 재활용해 만든 특별한 앞치마였다. 호텔에서 배출하는 침대 시트와 이불 커버 등의 폐리넨은 관련 절차에 따라 비용을 들여 처리해야 하는 사업장 폐기물이다. 한국환경공단은
협약을 맺은 호텔에서 나온 폐리넨 가운데 깨끗한 것을 선별해 새로운 쓰임을 부여했다. 수거한 리넨은 앞치마를 비롯해 에코백과 베갯잇 등 다양한 생활용품으로 다시 태어난다. 여기에 천연 염색을 하면 폐리넨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울 만큼 색다른 모습으로 변신한다.
이 같은 활동은 한국환경공단이 제주관광공사를 비롯한 지역 유관 기관과 협력해 추진해 온 자원 순환 사업의 하나다. 관광산업에서 발생한 폐기물을 새로운 자원으로 되살리는 ‘리본 리넨 프로젝트’는 제주의 주요 산업인
관광과 환경보호를 연결한다.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자원 순환 모델을 만든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국환경공단은 제주의 호텔들과 협약을 맺고 사회 공헌 활동도 이어간다. 공단 직원이 제주에 출장을 갈 때 협약을 맺은
호텔을 이용하면 숙박 요금 3퍼센트를 기금으로 적립해 지역 취약 계층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지난해에는 이러한 방식으로 마련한 약 200만 원을 지역사회에 기부했다. 올해도 기금으로 쌓은 적립금에 호텔 측의 기부금을
더해 기금 약 100만 원을 마련, 기부할 계획이다. 기금은 제주 지역 아동을 위한 사회 공헌 활동에 쓰인다. 한국환경공단은 지역 유관 기관과 협력해 식사와 문화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등 아이들에게 뜻깊은 시간을
선물할 계획도 세웠다. 작은 나눔이 지역사회에 온기로 돌아간다.
축제가 시작되자 부스에 도민과 여행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하얀 앞치마 위에 지구와 나무, 바다 생물을 그리고 환경보호 메시지를 적었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저마다의 개성을 더해 완성한 앞치마는 세상에 하나뿐인 친환경 기념품으로 변신했다. 버려질 뻔한 리넨이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특별한 도화지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참가자들은 보고, 그리고, 체험하는 동안 폐기물도 아이디어와 손길이 더해지면 가치 있는 자원으로 거듭난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체감했다. 환경보호가 어렵고 거창한 일이 아니라 누구나 일상에서 즐겁게 실천할 만한 일이라는 점도 깨달았다. 부스에는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와 폐기물부담금제도, 폐기물 불법 투기 신고·상담센터 등을 소개하는 안내 자료를 마련했다. 직원들은 방문객에게 폐기물 처리와 재활용 방법을 설명하고, 피서철 불법 투기 예방과 올바른 분리배출 실천을 당부했다. 아울러 ‘환경 사랑 공모전’ 수상작을 전시해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한층 친근하게 전했다.
환경 실천은 체험 부스 밖에서도 이어졌다. 한국환경공단 직원과 축제 참가자들은 쓰레기봉투와 집게를 챙겨 들고 이호테우해수욕장 일대에서 플로깅을 진행했다. 걷거나 달리면서 주변의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은 누구나 어렵지
않게 실천하는 생활 속 환경보호 활동이다. 제주의 푸른 바다를 곁에 두고 걷는 참가자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즐거운 대화를 나누며 걷다가도 모래사장이나 산책로 주변에서 쓰레기를 발견하면 잠시 걸음을 멈췄다. 집게로
쓰레기를 하나씩 주워 담을 때마다 봉투가 조금씩 채워졌다.
해변 곳곳에는 음료 용기와 비닐 포장지, 담배꽁초 등 무심코 버려진 쓰레기는 물론, 모래와 돌 사이에 끼어 눈에 잘 띄지 않는 작은 쓰레기 조각도 꽤 많았다. 참가자들은 주변을 세심하게 살피며 쓰레기를 놓치지 않으려
부지런히 집게를 움직였다. 후텁지근한 여름 날씨에 이마에 금세 땀방울이 맺혔다. 참가자들은 바닷바람을 맞으면서 잠시 숨을 고른 뒤 다시 해변과 산책로를 따라 걸었다. 혼자서는 지나쳤을 법한 쓰레기도 여러 사람이
함께하니 쉽게 찾아낸다. 쓰레기가 하나둘 사라질수록 해변은 한결 깨끗한 모습을 되찾았다. 플로깅을 마친 참가자들은 깨끗해진 해변과 가득 채워진 쓰레기봉투를 바라보고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보람은
컸다. 이어 이호테우해수욕장의 상징인 말등대와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한자리에 모여 뜻깊은 순간을 사진으로 남겼다.
폐리넨에 새로운 쓰임을 더하고, 시민과 함께 해변을 깨끗하게 정화한 ESG 환경캠페인은 자원 순환과 환경보호의 가치를 일상 속 실천으로 연결한 시간이었다. 한국환경공단은 앞으로도 제주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ESG
활동을 이어가는 가운데 지역사회와 더불어 지속 가능한 환경보호 활동을 확산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