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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co 트렌드

기후변화 비상선언

“현재와 같은 ‘전례 없는 인간의 고통’은 온실가스 배출 및 기후변화 때문이다. 이와 관련된 요인들을 만드는 인간 활동을 크게 변화시키지 않고는
비극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2019년 11월 5일자 ‘바이오사이언스’(BioScience)에 실린 전 세계 153개국 과학자 1만 1,000명의
기후변화 대처 비상선언 중 일부이다. 기후변화가 정말 심각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후변화란 무엇일까? 기후변화를 가져오는
가장 자연적인 원인으로는 태양 복사량의 변화, 지구궤도의 변화나 태양 흑점의 수, 지각운동이나 화산 분출 등이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인류가 만들어내는 이산화탄소 등의 온실가스 영향이 훨씬 더 크다.

글.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대통령직속 국가기후환경회의 전문위원, ‘기후변화와 환경의 역습’의 저자)

기온의 상승과 해수면 상승, 슈퍼태풍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에서 가장 심각한 것은 기온의 상승이다. 독일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PIK)등의 연구진은 2018년 8월에 “지구 평균기온이 2℃ 상승을 넘어서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대폭 줄이더라도 인류가 ‘온실 지구’를 통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그런데 세계적으로 폭염 상승에 가장 큰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이 아시아이다.
“지구온난화로 중국 베이징, 2070년이면 사람이 견딜 수 없는 기온이 된다” 2018년 8월 초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에서 기후과학과 교수들이 연구한 내용이다. 임은순 홍콩과기대 교수 등은 “폭염에 대응하지 못하면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 15억 명 이상이 사는 남아시아 지역에 사람이 살 수 없을 정도의 무더위가 발생할 것이다.”라고 주장한다. 기후변화는 심각한 폭염을 가져온다. 북극은 최근 20년 동안 4~5℃나 상승하면서 많은 빙하가 녹아내리고 있다. 빙하가 녹아내리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첫째, 지구기온이 높아진다. 빙하가 녹으면 태양빛 반사효과가 적어져 지구기온이 상승한다. 둘째, 해류의 흐름을 변화시켜 소빙하기가 올 수도 있다. 셋째, 히말라야에 쌓여 있는 만년설이나 빙하가 기온상승으로 빠르게 녹아내리면서 물분쟁(중국, 동남아국가, 인도와 파키스탄)이 발생할 것이다. 넷째, 바닷물의 높이가 올라가는 해수면 상승이 발생한다. 저지대 국가가 물에 잠긴다. 다섯째로 북극지방에 묻혀있던 메탄이 공기 중으로 튀어나와 지구온난화를 가속시킨다.
기후변화로 강력해진 기상현상이 태풍이다. 2019년 허리케인 ‘도리안’의 경우 바하마제도를 초토화시켰다. 이젠 태풍은 예측이 어려울 만큼 점점 더 강한 태풍으로 발전하고 있다. 태풍 전문가인 츠보키 카즈히사 일본 나고야대학 교수 등은 “30개 태풍 가운데 현재 기후에서는 3개가 슈퍼 태풍으로 발달한 반면에 미래 기후에서는 12개가 슈퍼 태풍으로 발달한다.”고 주장했다. 태풍이 기후변화로 더 강력하게 변할 것이라는 거다. 케리 에마뉘엘 MIT교수는 기후변화가 태풍을 훨씬 더 강하게 만든다고 주장한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은 태풍의 에너지 최강 지점이 중위도로 북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럴 경우 수년 안에 한국과 일본에도 슈퍼태풍이 내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은 태풍의 에너지 최강 지점이 중위도로 북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럴 경우 수년 안에 한국과 일본에도 슈퍼태풍이 내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가뭄과 사막화, 대형 산불

“최근 전 세계적인 정치, 경제 불안정을 이루는 지역들의 공통점은?” 대부분 사막화의 영향을 받는 지역들이다. 사막화란 사막 주변과 초원 지대에서 기후변화, 인간 활동 등에 의해 토양의 질이 저하되어 점차 사막으로 변하는 현상을 말한다. 사막화가 발생하는 이유는 장기간에 걸친 건조화 현상이 한 원인이다. 인위적 원인으로 과도한 방목 및 경작, 관개, 삼림 벌채, 환경오염으로 인한 기후변화가 있다. 사막화로 인한 폐해는 무엇일까? 가장 심각한 것은 사막화가 이루어지는 지역에서의 생물종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식생이 무너짐으로 인해 토양침식이 확대되면서 식량감산으로 이어진다. 또한 삼림이 사라지면서 기후가 변한다. 당장 우리나라도 중국의 사막화로 인한 황사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최근 세계적으로 많은 재난을 가져오는 현상이 대형 산불이다. 과학자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상승이 주원인이라고 말한다. 2019년에도 2018년에 이어 전 세계적으로 대형산불이 빈번하게 발생하였다. 특히 6월부터 시작된 북극권 지역의 산불이 석 달 이상 지속되었다.
북극권만 아니라 열대우림도 산불에 몸살을 앓았다. 아마존 유역은 지구 열대우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4개국에 걸쳐 있는 세계에서 가장 큰 열대우림으로 지구 산소의 20% 이상을 생산하기에 ‘세계의 폐’라고 불린다. 매년 수백만 톤의 탄소 배출을 흡수하여 지구온난화를 조절해 준다. 그런 아마존의 열대우림이 불타고 있다. 올해 아마존 지역에서 발생한 화재는 3만 9천여 건이나 된다. 이 수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7%가 늘어났고, 브라질 전역을 기준으로 하면 7만 4천여 건으로 84%나 증가했다. 기온상승과 인위적 산불로 인해 대형 산불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 기후변화도 이미 시작되어

2018년 여름은 강렬한 태양빛이 대한민국을 삼켰다. 114년 만에 더위에 관한 모든 기상관측기록을 뛰어넘었다. 최고기온이 열대기후로 간다는 41도를 6곳이나 기록했다. 폭염일수와 열대야 발생일수도 최장 기간이었다. 온열질환으로 4,000여 명이 쓰러졌다. 2018년 기상청의 ‘우리나라 기후변화’ 통계에 의하면 최근 30년 기온은 20세기 초(1912~1941)보다 1.4℃ 상승하였다. 전 지구 평균보다 2배 정도 높은 정말로 엄청난 기온 상승 속도이다. 최근 30년 강수량은 20세기 초보다 124mm 증가하였고, 변동성은 매우 큰 특성을 보였다. 비의 집중도가 높은 집중호우가 자주 발생한다는 것이다. 2018년 7월에 권원태 기후변화학회 명예회장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폭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앞으로 초·늦여름인 5월이나 9월에도 40도를 넘는 ‘폭염 폭탄’이 빈번히 한반도를 강타할 것이다.”라는 경고했다.

권 박사는 “지구온난화로 한반도의 여름은 앞으로 5월 초부터 시작될 것”이라며 “현재 수준으로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면 폭염이 5, 9월에도 자주 발생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미 우리나라는 폭염일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기상청과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한반도 폭염은 점점 강해질 것으로 본다. 2050년에는 폭염 일수가 최대 50일, 폭염 연속 일수가 무려 20.3일 이상 발생할 것이라는 거다. 우리나라는 반도이기 때문에 기후변화의 정도가 매우 심하다. 기온상승도 전 세계 평균보다 1.5배 이상 높고, 해수면상승, 해수온도 상승도 세계평균의 2배가 넘는다. 기온상승은 바다의 해수면 상승, 해수 온도 상승에도 서로 피드백을 준다. 기온상승으로 북극빙하가 녹으면 우리나라는 겨울에 혹한, 여름에 폭염이 극심해질 것으로 김백민 부경대학교 교수는 2019년 9월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포럼에서 주장했다. 또한, 기온상승은 전염병의 창궐을 가져온다. 지카바이러스나 메르스, 살인진드기, 황열, 말라리아 등 모든 전염병 및 질병이 늘어나면서 의료비용도 증가한다.
기온상승은 식량감산을 불러온다. 당장 기후변화로 인해 우리나라의 미세먼지는 나빠질 것이다. 극심한 날씨변화로 엄청난 재산피해와 인명피해가 발생하면서 경제력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기후변화를 늦추기 위한 우리의 노력, 작은 것부터 시작

우리가 기후변화를 늦추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그 중 실천하기 어려운 것 중의 하나가 식사량을 줄이고 고기를 덜 먹는 것이다. 식량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는 인류가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1/4~1/3에 이른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가운데 80%가 축산에서 나온다. 그러니까 축산은 인류에게 단백질을 공급해주는 대신 온실가스를 배출해 기후변화를 유발하고, 숲을 파괴하며, 식량과 물 부족을 부르고, 수질을 악화시킨다. 소고기를 생산하는 데는 같은 칼로리의 곡물을 생산할 때보다 160배 더 넓은 땅이 필요하다. 지구촌에는 소가 15억 마리에 이르는데 이들이 방귀나 트림을 통해 배출하는 메탄가스는 연간 1억 톤에 이른다. 그러니까 우리들이 고기를 조금씩만 덜 먹어도 지구온난화를 막고 식량생산의 감산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종이컵의 사용을 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1회용 종이컵을 만들기 위해 엄청난 산림이 사라지는데 산림이 사라지면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줄어들면서 지구온난화는 심각해진다. 사무실이나 집에서 전기 사용을 줄이는 것도 지구온난화를 늦추는데 큰 역할을 한다. 전기생산을 위해 화석연료가 내뿜는 이산화탄소가 지구온난화 속도를 가속시키기 때문이다. 나 하나만 이라도 라는 마음으로 이것을 실천해 보면 어떨까?

※ 이 기사의 내용은 한국환경공단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