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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섯 살의 기후변화 활동가
그레타 툰베리

10대의 작은 소녀가 지구촌 사회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올해 9월, 유엔기후변화 정상회의 참석 차 대서양을
건널 때 태양광 요트를 타고 15일간의 항해 끝에 미국 땅을 밟아 화제가 되었다. ‘미래를 위한 금요일’이라는 캠페인을 시작해
세계 청소년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스웨덴 출신 16세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의 이야기다.

글. 편집실 / 사진출처. @GretaThunberg

그레타 툰베리의 이름이 알려진 것은 작년 여름, 스웨덴 국회의사당에서 1인 시위를 시작하면서부터이다. 매주 금요일에는 학교 대신 스웨덴 의회 앞에 나가 기후변화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기 시작했다. 그녀의 이 작은 행동은 순식간에 전세계로 퍼져나갔다. 국제청소년연대모임인 ‘미래를 위한 금요일’(Fridays for Future)이라는 이름을 얻으며 전 세계 청소년들의 공감을 얻은 것. 현재 100여 개 나라로 확산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에 한 고등학생이 주체가 되어 ‘미래를 위한 금요일’ 한국지부를 등록했다. 이들은 ‘청소년들도 기후변화에 대해 공부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교육을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녀의 작은 행동이 지구를 조금씩 ‘시원한 쪽으로’변화시키고 있는 듯하다. 미국의 전 대통령 버락 오바마도 “그는 고작 16살이지만 이미 전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기후변화 대변인 중 한 명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 당신들은 자녀를 가장 사랑한다 말하지만,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 모습으로 자녀들의 미래를 훔치고 있다.”

요트를 타고 대서양을 건너다

툰베리의 행보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올해 9월에는 뉴욕에서 열린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툰베리답게 화석연료를 쓰는 선박 대신 태양광 요트를 타고 대서양을 횡단했다. 비행기를 타면 반나절 만에 도착할 수 있지만, 탄소배출 제로의 보트를 타고 15일 동안 4,800km의 바다를 건너는 여정을 선택한 것이다.
“여러분은 우리를 실망시키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세대는 여러분이 배신하고 있다는 걸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미래 세대의 눈이 여러분을 향해 있습니다.”
여기서 ‘여러분’은 세계 각국의 정상들을 지칭한다. 툰베리는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 참석한 세계 정상들의 면전에다 대고 기후변화에 충분히 대처하지 않는다고 비판하는 연설을 했다. 그는 당차게도 세계의 책임 있는 어른들이 기후변화의 책임에서 빠져나가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선전포고를 했다. 특히 거기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스쳤을 때 툰베리가 트럼프를 쏘아보던 장면은 꽤 오랫동안 회자되었다. 10대 툰베리와 트럼프의 대결구도라니! 그는 지난해 12월에도 폴란드에서 개최된 제24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4) 연설에서 각국의 대표들에게 "당신들은 자녀를 가장 사랑한다 말하지만,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 모습으로 자녀들의 미래를 훔치고 있다."라고 말해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툰베리 효과, 어른들이 응답하다

기성세대와 정치권을 향해 기후변화 대응을 호소하는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의 목소리에 응답하는 나라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먼저 EU가 화석연료나 비행기에 추가 세금을 도입하는 새 에너지세를 논의하고 있다. 독일 정부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2023년까지 70조 원 넘는 돈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덴마크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나무 100만 그루 심기 모금 방송이 진행돼 약 30억 원이 모였다. 툰베리 효과는 오스트리아의 정치 지형까지 바꾸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환경보호 열풍에 힘입어 녹색당의 약진이 두드러진 것이다. 또 젊은 세대가 집회를 주도함에 따라 이탈리아에선 투표 연령을 낮추는 방안이 거론되기도 했다.
툰베리는 대안 노벨상으로 불리는 스웨덴 바른생활재단 ‘바른생활상’을 수상했을 때 ‘나는 우리가 사는 세상을 지키기 위해 행동하기로 결심한 젊은이, 성인 등 모든 연령대가 참여하는 전 세계적 움직임의 일부일 뿐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툰베리가 일으킨 작은 파문이 거대한 해일이 되어 지구를 움직이고 있는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