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에서만 보던 펜싱을 직접 피스트에서 마주한다. 검 끝이 오가는 순간마다 긴장감과 몰입감이 현장을 채웠다.
한국환경공단 직원 네 사람이 펜싱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글. 한율 사진. 김경수
올림픽에서만 보던 펜싱을 직접 피스트에서 마주한다. 검 끝이 오가는 순간마다 긴장감과 몰입감이 현장을 채웠다.
한국환경공단 직원 네 사람이 펜싱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글. 한율 사진. 김경수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신을 사용하는 펜싱은 지구력과 민첩성, 균형 감각은 물론 집중력과 순발력을 함께 기를 수 있는 운동이다. 상대의 움직임을 읽고 순간적으로 전략을 판단해야 하는 만큼 신체 능력과 집중력, 순발력을 동시에 요구한다. 본사 경영기획본부 경영지원처 총무부 최은하 주임, 강원환경본부 환경서비스처 대기관리부 전홍진 주임, 본사 화학안전지원단 화학물질관리처 POPs배출원조사부 김한 대리, 본사 대기환경사업단 사업장대기처 사업장대기기술부 김병섭 주임이 색다른 체험, 펜싱에 도전했다.
수업에 앞서 참가자들은 가벼운 스트레칭과 워밍업으로 운동을 준비했다. 팔과 다리, 허리 등을 차례로 움직이며 긴장한 근육을 풀어주고, 피스트(Piste)라 부르는 경기장 위를 가볍게 뛰면서 몸의 열을 끌어올렸다.
참가자들의 얼굴에는 긴장감과 기대감이 동시에 묻어났다. 평소 운동을 즐긴다는 전홍진 주임은 워밍업을 하는 내내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클라이밍, 복싱, 폴댄스, 농구 등 다양한 운동을 해봤지만 펜싱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어요. 올림픽 중계를 보면서 선수들이 순간적으로 공격과 수비를 주고받는 모습이 굉장히 멋있다고 생각했는데, 직접 체험해볼 기회가 생겨 기쁩니다. 쉽게 경험하기 어려운 스포츠라 기대가 큽니다.”
펜싱은 에페(Épée), 플뢰레(Fleuret), 사브르(Sabre) 세 종목 중 오늘 네 사람이 배우게 될 종목은 에페다. 강사의 설명이 이어졌다. “에페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신이 모두 유효 타격 부위에
포함되는 종목입니다. 공격 우선권 없이 먼저 상대를 찌르는 것이 관건이지요. 두 선수의 검이 동시에 닿으면 양쪽 모두 득점합니다. 순간적인 거리 조절과 판단력이 승부를 좌우하기 때문에 긴장감이 큰 종목입니다.”
강사는 펜싱의 기본자세부터 검을 든 손의 각도, 허리와 어깨의 균형까지 세심하게 설명을 이어갔다. 네 사람은 검을 든 채 서로를 향해 예를 표하는 펜싱의 인사 동작인 살뤼(Salut)도 배웠다. 처음에는 어색한
듯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지만, 곧 자세를 가다듬으며 진지하게 동작을 따라 했다. 낯설지만 색다른 경험에 참가자들은 점점 빠져들었다.
기본 이동 동작을 배우는 시간도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전진하는 마르셰(Marche)와 뒤로 물러나는 롱프르(Rompre)를 반복 연습했다. 처음에는 어색한 듯 발이 꼬이거나 균형을 잃는 모습도 보였지만, 강사의
구령에 맞춰 동작을 반복할수록 네 사람은 피스트 위 움직임에 조금씩 익숙해졌다. 강사는 펜싱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로 ‘밸런스’를 꼽았다. 빠르게 공격하고 물러나는 과정에서도 무게 중심을 잃지 않아야 다음
동작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간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다음은 펜싱의 대표 공격 기술인 런지(Lunge)를 배울 차례다. 먼저 검을 쥔 팔을 상대를 향해 곧게 뻗는 알롱제 르 브라(Allongez le bras) 동작을 취한다. 이후 앞발을 크게 내딛으며 상대를 향해
빠르게 치고 들어간다. 이때 뒷다리와 검을 쥐지 않은 팔은 뒤로 자연스럽게 뻗어 몸의 균형을 유지한다.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앞무릎 각도를 약 90도로 유지해야 한다.
네 사람은 검을 든 팔을 곧게 뻗은 채 뒷다리를 강하게 밀어 앞으로 나아가는 동작을 반복했다. 강사는 단순히 팔 힘만 사용하지 않고 하체와 골반, 중심 이동이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한다고 강조했고, 네 사람은 지도에
따라 자세를 가다듬으며 동작 하나하나에 집중했다. 반복 연습이 이어질수록 움직임은 한층 자연스러워졌다. 어느새 모두 얼굴에 송골송골 땀이 맺히기 시작했다. 김한 대리는 예상보다 높은 운동 강도에 놀라움을 드러냈다.
“이렇게까지 운동이 될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막상 해보니 생각보다 땀이 정말 많이 나고 전신 운동이 되는 것 같습니다. 상대의 움직임을 계속 살피며 반응해야 해서 체력뿐 아니라 집중력도 많이 필요한 운동이라는 게
느껴져요.”
실전에 앞서 펜싱 장비를 착용한다. 두꺼운 펜싱복과 장갑을 착용하자 현장 분위기도 한층 진지해졌다. 강사는 에페 검의 손잡이가 피스톨 그립과 프렌치 그립 두 종류로 나뉜다고 설명하며 각각 특징과 사용감을 직접
체감하도록 안내했다. 네 사람은 두 종류의 검을 번갈아 쥐며 자신에게 맞는 검을 신중하게 골랐다. 이어 득점 판정을 위한 전자 장비를 몸과 검에 연결해 실전 준비를 마쳤다. 마지막으로 마스크까지 착용하자 피스트에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참가자들은 두 명씩 짝을 이뤄 본격적인 경기에 나섰다. 상대의 움직임을 살피며 거리를 조절하고, 빈틈이 보이는 순간 재빠르게 검을 뻗는 치열한 승부가 이어졌다. 처음에는 어디를 어떻게 공격해야 할지 몰라
머뭇거리기도 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상대의 움직임을 읽으며 점차 경기에 적응하는 모습이었다. 전홍진 주임은 “경기를 펼친 3분이라는 시간이 짧을 줄 알았는데 막상 해보니 너무 길게 느껴졌다”라고 숨을 고르며
말했다. 김한 대리는 “상대방과 서로 눈치를 보다가 점수를 냈을 때의 짜릿함이 굉장히 재미있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경기 후반에는 상대가 공격에 실패해 뒤로 물러나는 순간 빈틈을 노려 점수를 만들어 내는 장면도
이어져 현장 분위기는 한층 뜨거워졌다. 피스트 곳곳에서는 검이 부딪히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탄성과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참가자들은 펜싱의 가장 큰 매력으로 순간적인 몰입감을 꼽았다. 김병섭 주임은 “처음에는 어디를 찔러야 할지 감이 잘 잡히지 않았는데, 수업 후반에는 상대의 허점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라며 “상대가 공격에
실패해 뒤로 물러나는 순간 팔 쪽 빈틈을 발견하고 찔렀을 때 큰 쾌감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은하 주임은 “상대를 다치게 할까 봐 처음에는 조심스러웠지만 막상 해보니 안전장비가 잘 갖춰져 안심이 됐다”라며
“순간적으로 치고 들어갔다 빠지는 움직임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껴졌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네 사람은 펜싱의 매력에 푹 빠진 듯 보였다. 피스트 위에서 흘린 땀과 긴장감 넘치는 승부는 이들에게 분명 색다른 성취감과 즐거움으로 남았을 테다.
프랑스어로 된 펜싱 용어는 다소 낯설다. 하지만 기본 표현 몇 가지만 알아도 펜싱에 훨씬 즐겁게 임할 수 있다.
피스트(Piste) : 펜싱 경기가 펼쳐지는 공간 살뤼(Salut) : 경기 시작과 끝에 나누는 인사
마르셰(Marche) : 앞으로 전진하는 기본 동작 살뤼(Salut) : 경기 시작과 끝에 나누는 인사 롱프르(Rompre) : 뒤로 물러나는 후퇴 동작 팡트(Fente) : 한쪽 다리를 길게 내밀어 공격하는 자세 아타크(Attaque) : 상대를 먼저 압박하는 공격 동작 콩트르아타크(Contre-attaque) : 상대 공격에 맞서는 역공격 데팡시브(Defensive) : 상대 공격을 막아내는 수비 동작 투셰(Touche) : 공격이 성공해 득점을 인정받는 상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