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문제는 한 나라만의 과제가 아니다. 프랑스부터 가나 현장까지, 더 나은 내일을 고민하는 파견 근무자 조소현 과장, 김영아 대리와 이야기를 나눴다.
* K-eco 환경전문가 국제파견 프로그램(KIEP)이란? 국제기구에 환경전문가를 파견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국제 환경 전문가 양성 등 글로벌 수준의 인프라 조성을 목표로 하는 프로그램글. 편집실
환경문제는 한 나라만의 과제가 아니다. 프랑스부터 가나 현장까지, 더 나은 내일을 고민하는 파견 근무자 조소현 과장, 김영아 대리와 이야기를 나눴다.
* K-eco 환경전문가 국제파견 프로그램(KIEP)이란? 국제기구에 환경전문가를 파견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국제 환경 전문가 양성 등 글로벌 수준의 인프라 조성을 목표로 하는 프로그램글. 편집실
반갑습니다. 유네스코 본부 IHP(정부 간 수문 프로그램)에 파견되어 2024년 11월부터 프랑스 파리에서 근무하는 조소현입니다. 잘 아시겠지만, 유네스코는 유엔의 교육, 과학, 문화 분야에서 활약하는 국제 전문기구입니다. 저는 그중 과학 분야의 물 과학 부서에서 일하고 있어요. 제가 속한 부서는 지구 곳곳에서 발생하는 물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 가능한 물 관리를 위해 노력합니다.
지난해 6월, 유네스코 물 과학국 60주년과 IHP 5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일주일 동안 열렸어요. 글로벌 물 문제 해결을 목표로 9개국 장관과 국가위원회 등 2000명 이상이 협력 강화의 의지를 다지는 큰 행사였지요. 동료들과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 행사 준비에 매진했어요. 한국환경공단은 주요 협력자인 ‘워터 스폰서(Water Sponsor)’로 기념식에 참여했습니다. 고위급 토론이나 포럼 참석은 물론, 세션·전시회·리셉션 운영 등 다양한 형태로 행사를 이끌었습니다. 이 외에도 기후나 물 환경 변화에 취약한 나라, 특히 개발도상국에서 발생하는 문제 해결을 위해 국가별로 맞춤형 해결책을 제공하거나 물 과학 보고서를 작성하는 업무 등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파견 근무로 예상치 못하게 해외 생활을 하게 되었어요. 혼자 왔다면 분명 힘들었을 거예요. 이곳에서 저는 외국인이기 때문에 처음 마주하는 상황이 참 많습니다. 거주지를 구할 때 프랑스 행정, 부동산을 경험하며 고민이 컸죠. 하지만 기꺼이 함께해 준 남편과 귀여운 네 살배기 아들 덕분에, 막막하게 여긴 해외 생활이 재미있어요. 국적이 다른 사람과 사귀면서 영어뿐 아니라 프랑스어, 일본어, 독일어도 조금씩 듣고 말하게 돼요. 최근에는 소시송, 쇼콜라 등 다양한 프랑스 먹거리의 매력을 알아가는 중입니다. 바게트, 양파 수프, 납작복숭아 같은 타국 음식도 점점 익숙해집니다. 피카소처럼 푸른 잔디에 누워 보고 모네처럼 따스한 햇살을 맞다가 헤밍웨이처럼 책을 읽어요. 문득 이런 현실을 깨달을 땐 신기함이 밀려든답니다.
2025년 물과학국 60주년, IHP 50주년 행사 리셉션
사무실에서 내려본 유네스코 정원
파리는 예쁜 도시예요. 파란 하늘, 초록빛 나무와 상아색 건물이 어우러지죠. 도시가 가진 색감이 감성을 자극해요. 센강 근처에 앉아 따스한 볕 아래 바게트와 크루아상을 뜯는 시간은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죠.
프랑스 파리는 2030년까지 화석연료 차량 운행을 최소한으로 줄이려는 정책을 시행 중입니다. 자동차 도로를 줄임과 동시에 디젤차도 축소하고요. 반면 자전거 도로는 계속 확장해요. 공유 자전거 종류와 대여 가능한
개수도 늘리는 추세죠. 제가 근무하는 유네스코는 이러한 분위기에 동참해 사무실 조명을 센서식 LED로 바꾸고 분리수거를 적극적으로 홍보·권장합니다. 현지인은 환경, 특히 도시 곳곳의 공원을 사랑하고 아껴요. 나무와
잔디, 물과 흙, 꽃과 바람을 소중히 생각해요. 그런데 쓰레기 처리법은 다르더라고요. 분리수거 정책이 한국과 달리 관대해서 적응하는 데에 애를 먹은 기억이 납니다.
국제기구에서 일하면서 국제 업무 협력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이 생각보다 크다는 사실을 절실히 체감해요. 파리에서 듣고, 느끼고, 만나고, 경험한 모든 순간을 잘 간직하려 합니다. 국제 업무에 적절한 역량을 갖춘 인재로 성장해 한국환경공단 국제 환경 분야에 도움이 되고 싶어요. 자녀에게, 또 그다음 세대에게도 지금처럼 아름다운 지구를 물려주고 싶은 마음이고요. 건강한 지구와 물 환경, 자연을 가꾸는 똑똑한 어른을 꿈꿉니다.
IHP 부서 단체사진
안녕하세요. 인천 송도 유엔지속가능발전센터(UNOSD)에서 파견 근무 중인 김영아 대리입니다. 2020년 공단에 입사해 어느덧 7년 차네요. UNOSD에 온 지는 1년이 지났습니다. UNOSD는 유엔 경제사회국(UN-DESA) 산하의 프로젝트 오피스입니다. 해외에 소재한 타 기구와는 달리 한국에 있지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을 지원하기 위해 국제 협력 사업을 수행하는 조직인데, 주로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정책 역량 강화 사업에 집중합니다.
폐기물정책지원시스템(WMPSS)과 관련한 업무입니다. 각국의 폐기물 관리 및 자원순환 정책 수준을 스스로 진단하고, 데이터 기반으로 국가별 강점과 개선 과제를 도출하도록 지원하는 정책 지원 플랫폼입니다. 저는 기존 버전의 플랫폼을 업데이트하는 시점에 투입돼 새로운 시스템을 홍보하고 참여를 유도하며 시스템을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하는 업무를 맡았습니다. 파견 후 진행한 첫 프로젝트는 아프리카 대륙의 국가를 대상으로 한 폐기물 및 순환경제 벤치마킹 스터디 투어입니다. 가나, 마다가스카르, 코모로, 모로코, 아프리카 4개국의 대표단을 초청해 수도권 폐기물 처리시설을 견학하고, 한국 폐기물 관리 정책과 제도 등을 각국 대표단에 소개하는 워크숍이었죠. 서아프리카 14개국을 대상으로 가나에서 개최한 폐기물 관리 워크숍도 이끌었습니다. 현재는 시스템 운영 안정화, 매뉴얼 제작도 겸하고 있습니다.
가나는 교류 빈도가 높은 주요 협력 국가입니다. WMPSS를 사용하는 서아프리카국가의 허브 역할도 맡죠. 가나는 세계 최대 중고 의류 수입국 중 하나로, 국민 대부분의 생계가 중고 의류 시장과 직결됩니다. 수입하는 의류 약 40퍼센트가 이미 사용 불가능한 상태로 유입돼 폐기물 상당량이 비공식 매립지로 버려지거나 소각되고, 일부는 하천과 해안으로 흘러가는 등 재활용, 폐기물 문제에 직면한 상태예요. 특히 수도 아크라에 있는 칸타만토 시장에 관심이 모입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중고 의류 시장 중 하나인데, 작년 1월 큰 화재가 발생해 가나 의류 폐기물 문제와 열악한 인프라가 다시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가나 정부는 2024년 UNOSD에 의류 폐기물 관리에 대한 정책 자문 지원을 요청했고, 이후 지속적인 협력과 교류를 이어 왔습니다.
워크숍 마지막 날 현지 폐기물처리시설을 방문했습니다. 안전상의 이유로 현지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버스를 타고 이동했는데, 이 자체만으로도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호텔이나 공항 주변 지역은 인프라가 비교적 갖추어져 폐기물 수거에 큰 어려움이 없어 보였지만,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 처리시설로 이동하면 환경이 전혀 다르더라고요. 신호등 없는 넓은 비포장도로,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일어난 흙먼지…. 같은 나라임에도 폐기물 관리 여건과 생활환경이 크게 다르다는 사실이 놀라웠고, 이날 국제 정책 지원의 필요성을 절실히 체감했습니다.
국제기구 파견 근무지만 기관이 한국에 위치해 타 국제기구 파견 선배님들처럼 생활환경이 크게 바뀐 상황은 아니어서 비교적 수월하게 업무에 적응했습니다. 국제 업무나 해외 환경 분야에 관심이 있는 분은 한번 도전할 만한 뜻깊은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낯설어도 다른 환경에서 일하는 가운데 새로운 환경 자체가 큰 배움이란 사실을 깨닫거든요. 공단을 대표해 근무한다는 책임감과 자부심이 함께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