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vironment 그린 테이블

Environment 그린 테이블
여름만 되면 펄펄 나는
김 대리의 비밀 식단
여름은 축축 쳐지고 입맛이 뚝 떨어지는 계절.
그런데 여름만 되면 쌩쌩해지는 사람도 분명 있다.
비 오듯 땀을 흘려도 수분 가득 얼굴로 태양의 독기를 가뿐히 이겨내는 사람들에겐 어떤 비밀이 있는 걸까?
그들의 식탁엔 분명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
글. 박민우 작가
양배추 물김치로
입맛 없는 아침을 공략
양배추는 세계 3대 장수 식품 중 하나. 생으로 먹기엔 부담스럽고, 열을 가하면 영양소가 파괴된다. 그래서 지혜로운 사람은 물김치를 만들어 먹는다. 양배추를 총총총 썰어서 사과, 배를 넣은 양배추 물김치는 맛과 영양을 동시에 잡은 천재 아이템. 굳이 사이다를 부을 필요가 없다.
사과, 배 등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단맛이 발효의 과정을 거쳐 기적의 알싸함으로 부활한다. 잘 익은 양배추 물김치는 사이다보다 톡 쏘고, 주스보다 더 상큼하다.
수박,
제철 과일의 힘
여름만 되면 수박이 당긴다? 그만큼 몸이 영리하다는 증거. 수박의 시트룰린은 신장에서 아르기닌으로 변환되어 동맥혈관의 확장을 돕는다. 동맥혈관이 확장되면 혈액순환이 원활해지는 건 당연하다.
라이코펜이란 성분은 한 번쯤 들어 봤을 것이다. 토마토에 라이코펜이 많은데, 수박엔 토마토보다 1.5배나 더 많은 라이코펜이 함유되어 있다.
라이코펜은 체내 염증을 억제하고, 혈당을 조절해 주는 특효 성분. 라이코펜의 흡수를 돕기 위해 요거트를 곁들이면 금상첨화. 요거트의 지방이 라이코펜을 녹여 몸으로 쏙쏙 들어오게 한다. 수박 옆엔 요거트, 잊지 말고 밑줄 쫙!
맛도 영양도 완벽,
스페인 냉수프 가스파초
2019년 국가 건강 국가 지수(Healthiest country index) 1위는 스페인. 지중해 식단이 장수의 비결임은 두말하면 잔소리. 지중해 식단이 뭘까? 채소와 과일, 견과류를 충분히 섭취하면 그게 바로 지중해 식단. 여기에 빠질 수 없는 식재료는 단연 올리브 오일. 가스파초는 차가운 토마토 수프다. 토마토에 오이, 양파, 파프리카, 마늘, 레몬즙을 넣고 마지막으로 소금과 올리브유까지 톡톡, 블랜더로 갈아주면 끝. 이렇게 맛있는데, 건강에도 좋다고? 건강한 맛은 금욕적이고, 심심한 맛이 아니란 걸 가스파초가 증명한다. 한 번 맛들이면 도대체 끊을 수가 없다. 가스파초에 중독되면 약도 없다. 한여름 슈퍼맨으로 사는 수밖에.
병아리콩으로 만든
최고의 스프레드 후무스
병아리의 부리를 닮았다고 해서 병아리콩, 영어로는 칙피(Chick pea)라 불린다. 세계 10대 슈퍼푸드로 널리 알려진 병아리콩은 콩 비린내가 적고 밤 맛이 난다. 콩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병아리콩만큼은 얼마든지 맛나게 먹을 수 있다. 병아리콩은 인류 역사상 가장 먼저 경작된 콩이기도 한데, 무려 기원전 75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후무스는 병아리콩을 삶아 참깨, 다진마늘, 후추, 큐민 등을 넣고 갈아 만드는 중동 요리. 보통 빵이나 채소와 곁들여 먹는다. 변비에 특효라 알려진 후무스의 장점은 너무너무 맛있다는 것. 식욕이 절로 생기니 보약이 따로 없다. 된장, 고추장 옆에 이젠 후무스도 쟁여두고 먹도록 하자.
시원한 찻물에 밥을 말면,
온몸이 시원해지는 기적
태국, 중국, 일본엔 찻물에 밥을 말아 먹는 풍습이 있다. 수질이 좋은 우리나라는 맹물에 밥을 말아도 충분. 그래도 한여름엔 녹차, 자스민차로 차갑게 밥을 말아 먹어 보기를 추천한다. 특히 차가운 녹차에 밥을 말아 짭짤한 굴비를 곁들이면 금상첨화. 시원하고 쌉싸래한 녹차 물에 말아진 부드러운 밥과 꼬들꼬들한 굴비의 궁합이 좋다. 맛도 좋지만 영양도 풍부하다. 굴비에는 단백질과 비타민 A, D가 풍부해 여름철 보양식으로도 손색없다. 녹차 물에 말린 밥 한 숟가락과 굴비 한 조각이면 여름이 언제 왔는지도 모르게 가버리고 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