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al 그린 생각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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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에서 확신으로
자연친화적인 건축을 꿈꾸다
단국대학교 건축학부
강태웅 교수
단국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대학이 투자한 학내 벤처기업 (주)케이스종합건축사사무소를 이끌고 있는 강태웅 교수.
그는 자신의 집을 실험체로 삼아 연구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집과 건물에 대한 물음표와 함께 시작된 그의 실험 그리고 자연과 함께하는 건축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글. 정미래 / 사진. 전예영
건축가의 집, 실험체가 되다
강 교수의 집은 당시 국내에서는 생소하던 OSC(Off Site Construction, 공업화 공법)이라는 시공방법을 적용하여 지은 집이다. 이 집은 지진에 강한 목조골조인 중판전단벽 그리고 캐나다 연방의 Super-E 목조 저에너지 친환경 건강주거 인증을 받았다. 그의 집은 물론이고 그의 집이 있는 단지 전체가 캐나다 연방이 인정하는 저에너지 인증을 받은 것은 세계적으로 드문 사례라고.
“제 집은 건물의 내구성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인 기밀도를 매년 2회 측정하여 목조 공업화 공법으로 지은 집의 변화를 기록하고 4년치 실내공기질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습니다. 또 에너지 회수 환기장치를 방식별로 여러 대 설치하여 국내에 맞는 설비가 무엇인지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건축에 대한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기 위한 여정
강 교수는 본인을 ‘건축을 가르치는 15년차 선생’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선생이 되고 10년이 되었을 때 문득 의문이 들었다고 한다. 집 또는 건물은 비싸고 거대한 제품인데 왜 아무도 그 성능에 대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심지어 제시하지도 않을까? 그 집 혹은 건물을 짓는 시공자 또는 시공사가 잘 지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근거 없는 믿음은 무엇일까? 건축을 왜 제조로 보지 않을까? 건축을 제조의 개념으로 바라보면 지금보다 훨씬 균일한 품질의 집 또는 건물을 지을 수 있지 않을까? 집을 공장생산에 준하는 방법으로 지을 경우 집의 품질은 어떨까? 이러한 수많은 의문점이 그의 연구와 사업의 시작이 되었다.
“이 의문은 공업화 공법 관련 특허출원을 하게 된 계기가 되었고, 이를 기반으로 벤처기업을 설립했습니다. 설립 후 임상실험을 해야 하는데 남의 집을 가지고는 실험을 할 수 없으니 제 집을 가지고 할 수 밖에 없었어요. 제 집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17채의 집을 같은 시공방법으로 설계와 시공을 했습니다. 앞으로 고급기술인력이 점점 줄어들어 집과 건물의 질이 떨어지게 될 텐데요. 저는 이런 시기에 필요한 것이 목조 공업화 공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집
강 교수는 집을 지을 때 목재를 적극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 목재에 가장 적합한 공법이 바로 공업화 공법이다. 그는 목재의 사용은 이산화탄소 충전지를 만드는 일이라고 말한다.
“나무는 성장기에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마음껏 먹습니다. 먹고 저장하죠. 그러나 저장기를 지나 노년기가 되면 오히려 이산화탄소를 적게 먹고 심지어 내뿜기도 하죠. 성장기가 지나 노년기로 접어든 나무를 베고 새로운 나무를 심어야 합니다. 그 벤 나무로 목재를 만들어 건물을 짓는 일은 이산화탄소를 줄이며 저장하는 역할인 것이죠.”
건축 산업은 인류가 내뿜는 이산화탄소의 35% 이상을 차지한다고 한다. 강 교수는 건축이 변해야 전 지구의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줄어든다고 말한다. 목재를 통한 자연친화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건축이 강 교수가 말하는 건축의 느낌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