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al 녹색 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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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의 계절 봄,
친환경 실천이 먼저
길었던 코로나19 팬데믹이 사그라지는 모양새다.
이제 일상으로 돌아와 예전 같은 활기를 느끼는 봄까지 찾아왔다. 올해 봄은 어느 때보다 분주하다.
여러 지역에서 그동안 치르지 못했던 각종 축제 준비에 바쁜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광양 매화축제 등 이름만 들어도 유명한 지역 축제들은 3년 만에 찾아올 향락객 맞이에 벌써부터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글.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다시 시작된 축제의 장 그러나
문화체육관광부 통계 자료에 따르면 일정 기간 지역 주민 또는 지역 단체, 지방 정부가 개최하는 지역 축제의 숫자는 1,130여 개에 달한다. 지난해 940여 개의 축제가 계획된 것과 비교해 대폭 늘어난 숫자다.
코로나19 기간 동안에는 일부 축제들이 온라인으로 또는 규모를 줄여 개최했다면 올해는 모두가 마스크를 벗고 함께 모여 축제를 즐길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 그러나 이런 즐거움 속에 아쉬움도 많다. 지난 3년간 야외활동이 줄어 오히려 좋아진 환경들이 다시 몸살을 앓을까 걱정이 앞선다.
실제로 지난해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세계불꽃축제는 약 105만 명의 인파가 몰리며 성황리에 끝났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전면 해제된 이후 느끼는 첫 해방감이었다. 주최 측은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서울 하늘에 총 10만여 발의 폭죽을 터트리며 화답했다.
하지만 이날 행사가 끝난 이후 현장은 쓰레기장 그 자체였다.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시민의식도 덩달아 후퇴한 듯한 인상이 강렬하게 남았다. 특히 여의도한강공원은 먹다 남은 음식과 맥주캔, 음료 페트병 등이 한데 모여 나뒹구는 모습이 방송에 적나라하게 잡혔다. 서울특별시는 이날 불꽃축제 행사장 일대에서 무려 50t의 쓰레기를 수거한 것으로 집계했다.
전북환경운동연합 등으로 구성된 ‘쓰레기 없는 축제를 위한 시민공동행동’의 경우 지난해 8월 11일에서 13일 열린 전주 가맥축제에서 방문객 1인당 2.5~3.5개의 일회용품을 사용해 축제 기간에 최대 14만 개의 일회용품 쓰레기를 배출했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쓰레기 없는 축제를 위한 시민공동행동은 무엇보다 이들 쓰레기 대부분을 차지하는 플라스틱 컵, 소스·안주를 담는 용기, 양념통 등은 세척해도 재활용이 어려운 것들이라고 지적했다.
친환경 축제를 위한 숙제
각 축제 관계자들이 달라진 시대에 발맞춘 새로운 노력을 하지 않으면 더 이상 축제는 지속이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선행돼야 하는 이유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존폐 위기에까지 몰렸었던 축제들은 이제 ‘친환경’이라는 새로운 숙제를 받아 든 셈이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 때문일까. 몇몇 지자체에서는 ‘친환경’을 앞세워 시민들의 공감대를 끌어내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올해 부산 남구 용호별빛공원에서 열린 ‘2023년 정월대보름 달맞이축제’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기존 정월대보름 축제와는 다른 풍경을 만날 수 있었다. 시민들이 달집 점등과 공연 등을 관람한 것은 여느 축제와 다르지 않았지만, 달집을 직접 태우는 대신 11.5m 대형 LED 달집으로 축제의 피날레를 장식한 것이다.
행사를 주최한 부산 남구는 달집을 태울 때 발생하는 각종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것은 물론, 이산화탄소 배출로 인한 기후변화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이 같은 방식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지자체 스스로 환경을 생각한 행사 덕분에 달맞이축제는 더 성황리에 마무리 됐다.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축제를 즐기자
대다수의 축제들은 ‘일화용품 줄이기’부터 실천하며 친환경 축제에 다가가려 노력 중이다. 지난해 이화여대가 다회용기 사용을 권장하는 축제를 열어 주목을 받았다. 이 축제에서는 축제 기간 동안 지정된 부스에서는 다회용기만을 사용했다. 다회용기와 일회용기를 함께 사용하는 부스에선 다회용컵 지참 손님에게 할인 혜택을 줬다. 처음 시도되는 일인 만큼 다회용기 사용을 모두 의무화할 수는 없었지만, 재미와 의미 모두를 다 잡는 축제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지자체 또는 정부 등 지원을 받아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축제들은 친환경에 더욱 방점을 찍고 있다. 축제와 환경이 상생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난해 개최된 ‘2022 수원연극축제’는 먹거리 공간을 친환경 구역으로 운영하는 한편, 스태프들 일회용품 사용을 지양하며 한발 나아간 모습을 보여줬다. 시민들은 축제 기간 먹거리 구역에서 다회용기와 함께 축제를 즐겼다.
강원도 춘천시 일대에 열린 춘천마임축제 또한 지난해 친환경 축제로서의 성격을 한층 강화해 호평을 받았다. 세게 3대 마임축제 중 하나이며, 올해 34년째를 맞은 전통 있는 축제로 자리매김한 만큼 친환경이 더해져 더 의미 있는 자리로 빛났다.
이제 일상에서 환경오염, 지구온난화, 탄소중립, 탈플라스틱 등 환경과 관련한 단어들이 낯설지 않은 시대다. 좀 더 시민의식이 성숙한다면 우리는 작은 실천에서 큰 성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올 봄에는 텀블러와 다회용기를 사용하며 멋진 축제를 만끽해보자.
* 이 기사의 내용은 한국환경공단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